"011·017 안녕"…SK텔레콤, 2G 7월 6일부터 순차 종료

[서울=뉴시스]이수성 당시 국무총리(왼쪽)가 1996년 4월 1일 세계최초 CDMA 서비스 개시 행사장에서 개시식에서 CDMA 휴대전화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0.06.12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 중 가장 먼저 2G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이 출시 24년 만인 내달 6일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 종료에 돌입한다. 내년 6월 말 2G 주파수 종료 시점을 1년가량 앞두고 조기 종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2G 이용자는 종료 시점 전에 3G·LTE·5G로 전환을 해야 SK텔레콤의 이통통신 서비스를 지속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서비스 전환 후에 '011', '017' 등 SK텔레콤의 기존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하고 싶은 이용자는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를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이용자는 지난 1일 기준 약 38만4000명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7일 과기부에 2G 서비스 종료 신청서를 제출했다. 25년간 2G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장비 노후화 및 단말 생산 중단, 가입자 지속 감소, LTE-5G 중심의 글로벌 ICT 생태계 형성 등으로 정상적인 망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2G 서비스를 종료하려면 60일 전에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과기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과기부는 2차례의 보완 요구와 반려, 4차례의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청취 등을 거친 결과 2G망을 운영하는 것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신청 접수 7개월여 만에 승인했다. 이는 당초 SK텔레콤이 목표로 한 시점인 지난해 말보다 6개월가량 지연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내달 6일부터 2G 서비스를 도(都) → 광역시 → 수도권 → 서울 등 장비 노후화가 심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늦어도 연내에는 2G 종료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희 과기부 국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번 2G 서비스 폐지 신청을 조건부로 승인함으로써 기존 2G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망 장애 위험성이 적은 3G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12일 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승인 신청에 대한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0.06.12

◇"1996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2G 상용화…통신강국 견인"

SK텔레콤은 지난 1996년 2G 전송 방식 중 하나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2G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통신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이태희 실장은 "2G CDMA를 미국의 퀄컴과 함께 상용화에 성공함에 따라 글로벌 통신 표준의 양대산맥의 하나를 제시하며 여태까지 끌고 올 수 있었다"면서 "(5G 상용화 세계 최초 등) 한국이 통신강국이 되는 기반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또 1세대 이동통신은 음성통화만 가능했으나 2G부터는 문자 메시지 전송도 가능해졌다. '^0^'(웃음), 'ㅜㅜ'(슬픔) 등처럼 문자를 조합한 이모티콘이 등장한 것도 이 때부터다.

◇세계적으로 2G 종료 있따라…LG유플러스 "조기 종료 신청 미정"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결정으로 국내 이통 3사 가운데서는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2G 서비스를 운영하게 된다. 앞서 KT는 2012년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LG유플러스는 2G 서비스 조기 종료 신청을 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계적으로도 주요국들은 5G 시대를 대비해 2G 등 구세대 통신서비스를 정리하는 추세이다.

일본은 2012년을 기해 소프트뱅크,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3대 통신사가 모두 2G 서비스를 끝냈다. 미국은 AT&T가 2017년 2G 서비스를 종료했고, 버라이즌과 T 모바일은 올해까지 종료할 계획이다. 캐나다, 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이 모두 지난해까지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SK텔레콤, 2G 가입자 대상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 운영

SK텔레콤 2G 가입자를 대상으로 ‘단말 구매 지원형’, ‘요금 할인형’ 2종류로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G 서비스 종료 시점으로부터 향후 2년간 신청을 받는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먼저 단말 구매 지원형을 선택하면 30만원의 단말 구매 지원금과 24개월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요금 할인형을 신청하면 24개월간 매월 사용 요금의 70%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아울러 2G 가입자가 3~5G 서비스를 전환하는 경우에 한해 2G 요금제 7종에 대한 가입도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가입 후에는 요금제를 변경하지 않는 이상 계속 이용할 수 있다.

또 약정 없이 서비스를 전환하고 싶은 고객은 ‘단말 구매 지원형’ 혜택을 선택하고, 갤럭시폴더2, 갤럭시J2 Pro, LG폴더, LG스마트폴더 등 무약정 적용 단말 10종 중 하나로 교체할 수 있다.

2G  가입자는 3~5G로 전환 시 정부의 '010 번호 통합정책'에 따라 기존 '011', '017' 등 번호를 '010' 번호로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서비스 전환 후에도 기존 번호를 계속 사용하고 싶으면 정부의 ‘01X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 정책에 따라 내년 6월 3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CDMA 신화'의 주역인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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