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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유 범죄는 낯선데 뻔한 케이퍼 무비…'파이프라인'

등록 2021.05.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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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파이프라인'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5.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파이프라인'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5.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돌리는 도유 범죄를 소재로 한 오락 영화. 지금껏 한국 영화계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도유 범죄를 전면으로 내세웠지만 스토리의 전개는 낯설지가 않다. 케이퍼 무비 (Caper movie)의 범주를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전형성을 그대로 답습하는 '파이프라인'이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손만 대면 대박을 터트리는 도유 업계 최고 천공기술자 '핀돌이'(서인국 분)는 수천억의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거대한 판을 짠 대기업 후계자 '건우'(이수혁)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빠져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에 합류한다.

거대하고 치밀한 범죄를 위해 프로 용접공 '접새'(음문석), 땅속을 장기판처럼 꿰고 있는 '나과장(유승목), 괴력의 인간 굴착기 '큰삽'(태항호), 이 모든 이들을 감시하는 '카운터'(배다빈)까지 모인다.

영화는 범죄의 계획과 실행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케이퍼 무비의 관습을 따른다.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계획은 틀어지지만 방향은 예상 가능해 통쾌한 재미나 숨 막히는 긴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땅 밑에서 이뤄지는 도굴꾼의 팀플레이와 범죄 대상이 기름인 것은 관객의 취향에 따라 신선할 수도, 밋밋할 수 있는 소재다. 인생 역전을 꿈꾸며 모인 도둑들이 충돌하는 과정이 그나마 영화를 지탱한다.

무엇보다 범죄 오락 영화의 매력을 살리는 범죄 크루의 캐릭터 설정과 대사는 뻔하다 못해 구태의연한 느낌이다. 

서인국이 깐족거리며 능글맞게 연기한 핀돌이는 말맛이 부족하고, 코믹 연기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음문석이 맡은 접새는 유머 코드가 부실해 힘 빠진 몸개그로 비칠 뿐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땅굴을 누빈 현장의 에너지는 고스란히 전해진다.

'말죽거리 잔혹사'(2004), '비열한 거리'(2006) 등을 연출한 유하 감독의 신작이다.

2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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