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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녹음' 국정농단 VS 檢 "취지 달라" 공방

등록 2017.02.20 21: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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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4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진행되는 14차 공판에서는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등의 대화가 담긴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 일부에 대한 증거조사가 실시된다. 2017.02.20.  20hwan@newsis.com

최씨 측 녹음파일로 "기획폭로" 주장
 "고영태, 최순실 감정적 컨트롤했다"
 檢 "보도 막으려는 취지…일 못할까 염려"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 측이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을 두고 "판을 키워 국정농단으로 가져간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파일은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녹음한 것으로 고씨, 류상영 전 더블루케이 부장,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등이 대화한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보도한다는 언질을 받고 자신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염려한 것"이라며 "전체 대화의 취지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 14차 공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고영태 녹음파일 6개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김 전 대표와 류 전 부장이 기획폭로를 검토하고 어떤 입장을 취할지 밀도있게 말한다"며 "판을 키워 국정농단으로 가야한다는 부분도 들어가있다"고 주장했다.

 녹음파일에서 류 전 부장은 당시 언론 보도가 임박하자 김 전 대표에게 "양날의 칼을 쥐고 있다"며 "(기자에게 딜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조금 기다려보자고 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대표는 해당 기자를 언급하며 "딜은 위험하다. 특종이 나가면 다음 정권은 누가 되겠나. 친박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정에 관여하면 될 것"이라면서 "이 기회에 국정운영 관여와 문체부 등 정황이 드러나면 국감이든 청문회든 할 게 아닌가. 그러면 최씨를 부를거고 극단적으로 간다면 친박은 와해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표는 "소장 주변에 사람이 없다. 소장 옆에 있으면 얘기가 나오니까 형한테 가라고 하는 거다. 그때 앉힐 사람을 밀어넣으면 된다"며 "그렇게 우리가 먹고 살면 되고 지금 소장한테 힘이 있으니까 잘 맞춰주고 하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제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2.06.  20hwan@newsis.com

 류 전 부장은 "작전을 잘 짜고 가야한다"면서 "솔직한 예로 회장님 지원 빠지기 전에 재단을 장악하는 순서를 좀 짜야되겠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고씨가 최씨를 다루는 방법이 언급돼 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영태형이 회장한테 전화가 왔는데 '애들은 뛰어다니고 시키는대로 하는데 공무원은 안된다고 한다. 회장님은 위에 얘기해 다 된다고 했는데 안한다고 하면 우린 어떻게 하나. 밑에 있는 사람들 일까지 다 참견하면 솔직히 일을 못간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대표는 "그게 영태형이 소장을 다루는 방법이다. 막 몰아세우다가 감정적으로 다가가 정색하고 말하는 것"이라며 "영태형이 소장을 감정적으로 컨트롤한다고 하면 업무적으로는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지난해 7월 대화로 고씨는 최씨의 의심을 사며 배제가 되고 류 전 부장과 김 전 대표는 일을 시작한 상황"이라며 "당시 기자에게 보도 언질을 받고 최씨 힘을 이용해 공천권을 주고 보도를 막아보자며 자기들 나름대로 해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류 전 부장은 오히려 최씨가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지 않고 차은택씨 등 라이벌이 제거되면 미르재단도 자신들이 차지할 수 있다는 현실성 없는 얘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변호인은 고씨가 최씨를 감정적으로 컨트롤해 조종한다고 주장하나 전체 대화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다"며 "최씨가 대통령과 얘기가 다됐다며 고씨 등에게 업무를 지시한 것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최씨 지시에 따라 업무진행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애로사항에 대해 최씨와 오래 일한 고씨가 얘기해주길 바라는 내용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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