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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카탈루냐·스페인, 결국 정면 충돌…"독립 선포" vs "자치권 박탈"

등록 2017.10.28 0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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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AP/뉴시스】 27일 스페인 카탈루냐 주도 바르셀로나에서 지방의회가 압도적으로 독립국 설립을 가결하자 바깥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독립 지지 군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7. 10. 27. 

【바르셀로나=AP/뉴시스】 27일 스페인 카탈루냐 주도 바르셀로나에서 지방의회가 압도적으로 독립국 설립을 가결하자 바깥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독립 지지 군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7. 10. 2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독립 선포를 결정한 가운데 스페인 상원이 이 지역의 자치권 박탈을 가결하면서 양측이 결국 정면 충돌했다.

◇ 카탈루냐 의회, 분리독립 선포안 가결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이날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선포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135표 가운데 찬성 70표, 반대 10표, 무기명 2표로 가결시켰다고 AP통신, 가디언, 더 로컬 등이 보도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과 오리올 훈케라스 부수반은 표결 직후 포옹을 하며 독립안 통과를 축하했다. 의회 밖과 바르셀로나 도심에 모여 있던 독립 찬성파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독립 반대파 의원 상당수는 표결을 보이콧했다. 이들은 집권 연합이 독립 반대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으며 독립 선포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하며 표결 직전 의회를 빠져 나갔다.

 이날 통과된 안건에는 카탈루냐 공화국을 세우고 새 헌법을 마련해 독립 절차를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1일 주민투표에서 나온 압도적 찬성 결과를 토대로 분리독립을 추진해 왔다.

◇스페인 상원도 곧바로 '자치권 박탈' 결정

 스페인 상원은 카탈루냐 의회의 독립 결정 소식이 나오자마자 헌법 155조를 발동해 이 지역의 자치권을 정지시킨다는 내용의 안건을 찬성 214표, 반대 47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헌법 155조는 자치정부가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스페인의 전반적 이익을 침해할 경우 중앙정부가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뉴시스】 스페인 카탈루냐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중앙오른쪽)이 27일 지방의회가 독립국 설립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한 뒤 만난 의원과 축하하며 서로 등을 두드리고 있다. 독립 반대 의원들은 투표 전 퇴장했다. 2017. 10. 27.  

【바르셀로나=AP/뉴시스】 스페인 카탈루냐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중앙오른쪽)이 27일 지방의회가 독립국 설립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한 뒤 만난 의원과 축하하며 서로 등을 두드리고 있다. 독립 반대 의원들은 투표 전 퇴장했다. 2017. 10. 27.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21일 비상내각회의를 통해 헌법 155조 발동을 예고했다. 그는 상원 표결을 거쳐 카탈루냐 자치권을 정지한 뒤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6개월 안에 조기 지방선거를 열겠다고 했다.

 라호이 총리는 상원 표결 직후 "법의 원칙을 재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 나라는 지금까지 그랬듯 신중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라호이, 곧 헌법 155조 발동...카탈루냐 반발 심화

 상원 표결이 마무리됨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카탈루냐 자치권 정지 절차를 시작할지 검토에 들어간다. 자치의회 표결로 분리독립을 결정한 카탈루냐에서는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라호이 총리는 역내 질서 재건을 위해 일시적으로 카탈루냐 자치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해 왔다. 카탈루냐에선 그러나 중앙에 맞서기 위한 대규모 집회와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권 박탈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카탈루냐는 프란치스코 프랑코 군부 정권(1939~1977년)에 의해 자치권을 빼앗겼다가 1977년 스페인 민주화를 계기로 권리를 되찾았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은 300년 넘게 이어진 문제다. 이 지역은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됐다. 경제적으론 스페인 내 가장 부유한 곳으로 꼽히지만 문화와 언어, 역사가 달라 분리독립 요구 목소리가 식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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