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메르켈, 막판 연정타결로 기사회생?…극우는 잔치분위기

등록 2017.11.22 15:00: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의회 회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7.11.22.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의회 회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7.11.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새 연립정부 구성 실패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결국 기사회생할 거란 기대가 식지 않고 있다. 유럽을 12년 이끈 '무티'(엄마라는 뜻의 독일어로 메르켈의 별칭) 리더십을 얕봐선 안 된다는 분석이다.

 일간 가디언의 글로벌정치 평론가 나탈리 누가헤드는 21일(현지시간) 독일의 연정 협상 결렬이 유럽에 충격을 주고 있긴 하지만, 독일 민주주의는 여전히 건실하며 경제도 번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누가헤드는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생명이 끝장났다는 우려는 2015년 난민 대량 유립 사태 때부터 고개를 들었지만 메르켈은 살아 남았다고 지적했다. 메르켈이 이번에도 무사히 위기를 극복하리라는 전망이다.

 누가헤드는 독일이 총선을 다시 치를 경우 유로존 개혁, 브렉시트 등 유럽의 주요 이슈 논의가 지연될 수는 있겠지만 독일이 계속 유럽연합(EU)의 기둥 역할을 할 거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메르켈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9월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두 달 가까이 연정 구성을 못하고 있다. 자유민주당(FDP), 녹색당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20일 결렬됐다.

 메르켈이 소수정부 출범을 배제하면서 독일이 총선을 내년 초 다시 치러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재선거가 실시되면 최악의 경우 메르켈이 4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메르켈이 2005년 집권 이래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넘쳐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메르켈이 지난 12년간 그랬듯 이번에도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이란 믿음이 높다.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메르켈의 권한이 약화된 것은 맞지만 대댜수 독일인들은 여전히 '무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메르켈이 보인 리더십을 고려할 때 그가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무너질리 없다는 설명이다.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메르켈 총리의 위기에 고무된 분위기다. 알리체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연정 구성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메르켈은 끝장났다"고 환호했다.

 서구의 극우 매체들은 바이델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벌써부터 메르켈 총리의 퇴장을 확실시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파 진영도 '무티 없는 독일' 덕분에 브렉시트 협상이 용이해질 거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를 실패자로 낙인 찍기엔 아직 이르다. 막판 연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2013년 독일 총선에선 CDU-CSU와 사회민주당(SPD)이 연정을 합의하는 데 86일이 소요됐다.

 게다가 CDU-CSU와 FDP, 녹색당 끼리의 연정 협상 기한으로 설정된 지난 17일은 메르켈 총리 본인이 제안한 것이다. 정당들 사이 합의만 된다면 얼마든지 추가로 연정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독일은 물론 유럽 민주주의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각당이 조금씩 양보해 연정을 구성하라고 종용 중이다. 그는 재선거를 서두르지 않고 12월까지는 연정 타결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전 CDU-CSU와의 연정에 참여했었던 SPD가 마음을 바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9월 총선 패배후 이젠 야당으로 남겠다고 못박았는데 새 정부 출범이 난항에 빠진 현 상황을 계속 나몰라라 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