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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유혈시위로 319명 피살..유엔, 해결 로드맵 제시

등록 2019.11.11 08: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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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청년시위대 사망자 폭증 "피의 저항"

앰네스티 "대량학살 " 과잉진압 비난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3일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붙은 물건들로 거리를 봉쇄하고 있다. 이라크 당국은 시위를 막기 위해 24시간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접근을 차단했지만 시위대를 막지 못하고 있다. 2019.10.4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3일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붙은 물건들로 거리를 봉쇄하고 있다. 이라크 당국은 시위를 막기 위해 24시간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접근을 차단했지만 시위대를 막지 못하고 있다.  2019.10.4

【바그다드( 이라크)= AP/ 뉴시스】차미례 기자 =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한 달 새 무려 319명이 피살 당하자 유엔 이라크지원파견단이 10일(현지시간)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정부와의 중재에 나섰다.  국제 앰네스티도 현재 이라크 정부의 반정부 시위대 폭력진압이 "피의 숙청"이며 집단 대량학살에 가깝다며 즉각 중지를 요구했다.

지난 달부터 경제난으로 촉발된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이라크 보안군에 의해 살해된 청년 시위자의 수가 최소 319명이 넘어섰다고 이라크 국가인권위원회가 10일 발표했다.

이라크 보안군은 지난 4일 바그다드 시내 교량 세 군데를 봉쇄하고 있던 시위대를 과격한 폭력진압으로 쓸어버렸으며, 그 날에만  6명의 시위대원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이후 진압부대는 시위 행렬의 진입을 막기 위해 중심가 곳곳에 콘크리트 장벽을 세워놓고 지키고 있다.

이 같이 완강한 정부의 태도 때문에,  주로 시아파 군중으로 구성된 바그다드 시내의 시위대가 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는 점점 좁아들고 있다.  정부는 시위 사태 도중에 여러 차례 인터넷 망까지 차단하면서 소셜 미디어의 사용마저 단절시키는 초강수를 쓰고 있다.

시위대는 뚜렷한 지도자 없이 이라크 정치인들 전체를 겨냥해서 2003년 미국의 침입 이후 세워진 종교적 편파성이 강한 제도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 동안 보안군은 시위대에게 고무탄과 최루 가스 뿐 아니라 실탄까지 사용해서 희생자가 늘어났다.

이에 유엔 이라크 지원단( UNAM)은 10일 성명을 발표, 이라크 정부에게 향후 대책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사태 해결의 로드맵을 담은 -긴급제안을 내놓았다.

이 성명서에는 유혈사태 해결을 위한 단기 및 장기적 방안이 포함되어 있으며 선거제도 개혁에서부터 일련의 반부패 정책까지 자세한 방안들이 담겼다.  우선 단기 대책으로는 10월 1일 이후 체포된 모든 평화시위 가담자들에 대한 즉각 석방과 실종자 납치 사건에 대한 수사,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와 무력 강경진압 책임자의 처벌과 기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네 앰네스티도 이라크 정부에게 보안군의 고삐를 죄어야만 한다고 요구했다.

"이라크 정부는 국민의 생명권과 집회,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 같은 집단 대량학살에 가까운 유혈진압을 당장 멈추고,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국제 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지부의 헤바 모라예프 국장은 말했다.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자원봉사 이라크 여성들이 30일 바그다드에서 시위대원들에 제공할 빵을 굽고 있다. 최루가스와 실탄 사격까지 동원한 진압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는 30일 더욱 세력이 커지고 있다. 2019.10.31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자원봉사 이라크 여성들이 30일 바그다드에서 시위대원들에 제공할 빵을 굽고 있다. 최루가스와 실탄 사격까지 동원한 진압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는 30일 더욱 세력이 커지고 있다. 2019.10.31

그는 진압군이 시위대에 총을 쏘며 살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어떤 개혁이나 수사에 대한 의지표명과 약속도 공허하게 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위대가 현재 가장 강력히 요구하는  것은 압델 압둘-마디 총리 내각의 퇴진이다.  총리는 취임한지 1년이 좀 넘었으며,  사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10일 보안군은 시내 킬라니 광장 부근에 1미터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을 세워놓고 시위대가 바그다드의 역사적 시위장소인 타흐리르 광장과 사나크 다리 쪽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 과정에서 진압군의 최루가스 사용으로 최소 1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현지 경찰서와 병원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10일 남부 도시 나시리야에서도 시위대와 진압군의 충돌로 31명의 시위대가 부상을 입고 입원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시위는 오히려 격화하고 있다.

9일에는 5명의 시위대원이 보안군의 실탄 사격을 받고 숨졌으며 6번째 사망자는 최루탄 발사로 최루가스 깡통이 머리에 직접 맞아 목숨을 잃는 등 군중들의 분노에 불을 붙이는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압둘마디 총리는 그러나 10일 바라함 살라 대통령, 모하메드 할부시 국회의장과 회동한 자리에서도 진압군에게 평화시위대에는 실탄 사격과 과도한 폭력진압을 삼가라고 명령했다는 말만 반복했으며, 별다른 태도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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