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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억 규모 '대상포진백신 시장' 치열…MSD 10년 독점 깨졌다

등록 2017.11.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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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억 규모 '대상포진백신 시장' 치열…MSD 10년 독점 깨졌다

SK케미칼,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주' 시판허가
 GSK, '싱그릭스' 50세 이상 대상포진 예방 백신 허가(FDA)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다국적 제약사 MSD가 10년간 독식해온 800억원 규모의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SK케미칼이 국산 백신을 출시하는데다 내년에는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가세해 국내 대상포진 시장에 진출한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에 감염된 후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질환이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뇌, 척추 신경 등 신경을 따라 증식하며 해당 부위에 발진이나 수포화 형태로 나타나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2012년 57만7157명에서 지난해 69만1339명으로 5년 새 20% 가량 늘었다.

 10년 간 독식해 온 대상포진 예방백신 시장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업체는 SK케미칼이다. SK케미칼은 지난 10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주'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SK케미칼 스카이조스터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약독화한 생백신이다. 해외 전문 비임상 시험기관에서 안전성을 입증한 후 국내에서 약 5년간 임상을 진행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등 8개 임상기관에서 만 50세 이상 총 84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했고 제품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스카이조스터'가 생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오는 12월 중순께는 국내 병·의원으로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국내 대상포진백신 시장에 진출한 후 세계화를 위한 준비에도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SK도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를 50세 이상 성인의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허가를 받았다.

 GSK는 내년 초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SK의 대상포진 백신은 재조합 항원에 높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고안된 항원보강제를 결합한 백신으로 근육 내 2회 투여된다.

 2회 투여라는 점이 편의성은 떨어지지만 SK케미칼이나 MSD의 대상포진백신에 비해 예방효과가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임상 시험에서 '싱그릭스'는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90% 이상의 높은 예방효과를 나타냈으며 이러한 효과는 4년의 추적연구 기간동안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백신은 대상포진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대상포진과 관련된 만성 통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의 전반적인 발생 위험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MSD가 지난 10년간 독점해 왔다. MSD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는 2006년 출시 된 후, 2013년 국내에 들어왔다. 10년간 독점체제를 유지하다 보니 접종 가격이 18만~20만원 수준으로 매우 비싼편이다.

 아직 출시 이전인 SK케미칼의 '스카이조스터'나 GSK '싱그릭스'의 경우 아직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전세계 대상포진백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6억8500만달러(약 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은 800억원 규모다.
 
 대상포진 백신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관련 시장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포진은 고통스럽고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데 1회 접종만으로도 대상포진 위험을 약 50~70%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면역력 저하 등으로 20~30대의 젊은층도 대상포진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대상포진 백신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 시장이 1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며 "대상포진 백신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개발됐지만 20~30대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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