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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위약금 부담 컸나…허망한 이별

등록 2023.12.28 09:35:24수정 2024.01.05 09: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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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3.12.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3.1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이선균(48)이 마약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영화·광고 위약금 부담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후 유서 내용이 일부 공개됐는데, "위약금이 커 미안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인인 배우 전혜진(47)을 향한 미안함은 물론 작품에 피해를 끼쳐 자책감이 심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27일 TV조선 '뉴스9'에 따르면, 이선균은 전날 밤 집을 나서기 전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겼다. 부인인 배우 전혜진(47)에게 '어쩔 수 없다' '이것 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썼다. 특히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겐 광고와 영화 위약금에 관한 부담감을 언급하며 '미안하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했다. 발인은 29일이며, 장지는 미정이다.

이선균은 10월20일 드라마 '노 웨이 아웃' 촬영을 불과 이틀 앞두고 마약 내사 사실이 알려졌다. 이 드라마는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가 출소하자 현상금 200억원을 걸고 공개 살인 청부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선균은 경찰 '백중식'에 캐스팅된 상태였다. 대만배우 쉬광한(허광한)의 첫 한국 드라마 진출작으로 킬러 '미스터 스마일'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결국 이선균은 하차했고, 조진웅이 대타로 투입됐다.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과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역시 피해가 막심했다. 두 작품 모두 촬영을 마쳤으며, 이선균이 주연을 맡아 편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탈출은 제작비 약 180억원을 투입했으며,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애초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무기한 연기했다. 행복의 나라도 후반 작업하며 개봉 일정을 조율했지만 무산됐다.

광고계에서도 '손절'이 이어졌다. 이선균이 마약 내사를 인정한 직후부터 업체들은 광고를 모두 내렸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부부가 모델로 나선 '아이러브 ZEM' 광고를 없앴다. 전혜진과 2009년 7년 열애 끝에 결혼해 두 아들을 뒀으며,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힌 만큼 대중들의 충격 역시 컸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셀메드도 광고 영상을 지웠다. '이선균이 선택한'이라는 문구를 수정하고,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숨진채 발견됐다. 27일 경찰이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3.12.2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숨진채 발견됐다. 27일 경찰이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3.12.27. [email protected]


위약금은 보통 계약금의 2~3배다. 전속계약 비율에 따라 소속사와 배우가 나눠 부담하곤 한다. 관계자들은 그동안 이선균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활약했고,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2019) 이후 전성기를 누린 만큼 위약금을 내지 못할 정도의 경제적인 부담은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전혜진은 5월 서울 논현동 빌딩을 150억원에 팔았는데, '이선균 마약 스캔들을 대비해 판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다. 지난해 3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 명의로 140억원에 산 지 1년 여 만이다. 시세차익 10억원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업계는 매입 시 취득세와 매각 시 법인세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거의 없다고 봤다. 대출 이자, 근저당 설정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이선균 측은 "건물 매각과 이번 사건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위약금 부담보다 가족을 향한 미안함이 더 컸을 것"이라며 "소속사에서도 혹시나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항상 옆에 사람을 두곤 했는데, 비보가 전해져 허망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망 시 형사 책임은 사라지고, 민사 책임만 남는다"며 "가족이 고인 재산을 상속 받는 경우 위약금을 대신 내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책임이 없다. 고인 명의 재산만 강제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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