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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미관리 신원미상 유골 발견' 옛 광주교도소 어떤 곳

등록 2019.12.20 18: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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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3공수여단 주둔지이자 민주 투사 투옥·고문 현장

2017년엔 '행불자 암매장 추정' 증언 토대로 발굴조사 진행

[광주=뉴시스] 지난 2017년 5·18기념재단이 진행했던 옛 광주교도소 1~3단계 암매장 추정지 발굴 조사 지역. (사진=뉴시스DB) 2019.12.20.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지난 2017년 5·18기념재단이 진행했던 옛 광주교도소 1~3단계 암매장 추정지 발굴 조사 지역.  (사진=뉴시스DB) 2019.12.2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에서 무연분묘(교도소 내에서 숨진 무연고자 분묘) 이장 도중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 구가 발견돼 법무부가 확인 작업에 나서면서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교도소 내 암매장 장소에 대한 당시 재소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난 2017년 암매장 발굴 조사가 있었던 곳이라서 40여 년간 찾지 못했던 5·18 행방불명자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5·18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옛 광주교도소는1980년 5·18당시 시민군과 계엄군의 주요 격전지이자 민주·인권 투사가 투옥돼 고문당하던 장소이다. 때문에 5·18사적지 22호로 지정돼있다.

5·18 당시 광주교도소에는 3공수여단과 20사단 병력들이 주둔했다. 교도소 부근 민간인 희생자 대부분은 1980년 5월21일부터 3공수여단이 머무는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3공수여단은 교도소 인근 담양·곡성 방면 고속도로와 국도 입구를 차단한 뒤, 항쟁 상황을 다른 지역에 알리는 등의 목적으로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다가 총격을 당했다.

귀가 도중 무차별적인 진압을 당한 민간인 피해자들도 있었다. 실제 5월21일 담양군 대덕면의 한 마을 주민 2명은 광주에서 벽지를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계엄군의 집중 사격으로 숨졌고, 교도소 앞 고랑에 암매장됐다.

같은 날 오후 3공수여단은 전남대에서 체포한 시민군들을 트럭에 태워 광주교도소로 이송도 중 최루탄을 터뜨려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5월22일에는 트럭을 몰고 전남 진도의 자택으로 향하던 일가족이 광주교도소 근처 진입로로 빠져나가려다 계엄군의 총에 맞았다.

5·18 직후 교도소 관사 뒤편에서는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는 시신 3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다.

[광주=뉴시스]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전경. 이곳은 5·18 당시 암매장 장소로 추정돼 지난 2017년 말 5·18기념재단 등이 현장 조사를 벌였다. (사진=뉴시스DB) 2019.12.20.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전경. 이곳은 5·18 당시 암매장 장소로 추정돼 지난 2017년 말 5·18기념재단 등이 현장 조사를 벌였다. (사진=뉴시스DB) 2019.12.20. [email protected]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1980년 5월31일 '광주사태 진상 조사' 문건에는 이른바 '교도소 습격 사건'으로 민간인 27명(보안대 자료 28명)이 숨졌다고 적혀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신원과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가 16~17명에 달한다.

최소 52명이 교도소 내에서 사망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1989년 기무사령부 511분석반이 작성한 '광주교도소 사체 암매장 신고상황 종합검토보고'와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2007년)의 '면담보고서'에는 암매장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광주교도소로 이송된 중상자들이 의료 인력 부족 등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사라졌다는 전직 교도관의 고백도 있었다.

이 같은 증언들을 바탕으로 5·18기념재단은 2017년 말 옛 광주교도소 안팎, 옛 상무대 인근 광주천변 자전거도로, 너릿재 등지에서 암매장 발굴 조사를 벌였으나 단서를 찾지 못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무연분묘(교도소 내에서 숨졌으나 연고가 없는 사람의 분묘) 이장 작업 중 유골 수십구가 발견된 20일 오후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인근에서 5월단체 관계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유골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9.12.20.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무연분묘(교도소 내에서 숨졌으나 연고가 없는 사람의 분묘) 이장 작업 중 유골 수십구가 발견된 20일 오후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인근에서 5월단체 관계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유골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9.12.20.    [email protected]


이번에 새롭게 나온 신원미상 유골은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옛 교도소 내 무연분묘 이장 작업 도중 발견됐다. 당초 법무부가 관리하고 있던 개인·합장묘 내 유골 111구와 매장 형태 등이 판이한 유골 40여 구가 확인됐다.

법무부는 국방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유골 40여 구의 정확한 신원과 매장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광주교도소는 1971년 광주 북구 문흥동 10만6000여㎡의 부지에 세워져 지난 2015년 삼각동으로 이전했다. 교도소 옛터에는 놀이형 법체험 테마파크인 '솔로몬 로(law)파크'가 조성될 계획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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