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김민희와 가까운 사이"…관계 인정
【서울=뉴시스】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홍상수(57) 감독과 배우 김민희(34). (사진=베를린영화제 레드카펫 행사 영상 캡쳐)
홍 감독은 16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회견에 김민희와 함께 참석, '이번 작품 속 김민희의 연기에 그의 의견이 얼마나 들어갔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김민희의 의견을 많이 묻는다. 김민희의 대사와 홍상수의 대사가 혼합된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불륜 스캔들'에 휩싸인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 작품 속에 담겼을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현지 언론은 기자회견 동안 홍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를 염두에 둔 질문들을 이어갔다. 홍 감독은 이 작품이 감독 자신의 이야기냐는 물음에 "모든 감독은 다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나는 영화에 내 삶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이 자전적인 영화는 아니다"라고 했다.
홍 감독의 영화는 김민희와 처음 호흡을 맞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시작으로 점점 더 로맨틱해졌고,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 이르러 이전 작품들에서 옅게 드러난 '사랑'이라는 주제를 더 노골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된 발언을 이날 내놓기도 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이후 내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반영됐다"고 말해 김민희와의 관계가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케 했다. 그의 전작인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은 홍 감독 작품 중 가장 로맨틱한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에는 "삶에서 중요한 건 사랑이야. 사랑뿐이라고. 다른 건 다 요식행위야! 사랑이 가장 중요해. 난 이제부터 그렇게 살거야"라는, 홍 감독 전작들에서 찾을 수 없었던 대사가 담겨 있기도 하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도 "왜들 가만히 놔두질 않는 거야. 왜 난리들을 치는 거야" 등 홍 감독 자신과 연인 김민희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시선에 항변하는 듯한 대사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영화 속 대사는 내가 개인적으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기자회견 후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김민희를 적극 에스코트 했고, 두 사람은 손을 잡거나 서로의 허리에 손을 올리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김민희(34). (사진=베를린영화제 레드카펫 행사 영상 캡쳐)
김민희는 자신이 연기한 '영희'에 대해, "진짜 사랑이 있다면 어떤 태도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인물같다"고 말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지난해 초 강원도에서 시작해 프랑스, 독일 등에서 촬영했다. 특히 프랑스 촬영의 경우 김민희가 지난해 5월 '아가씨'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을 당시 진행됐다. 김민희를 비롯해 정재영·서영화·권해효·송선미 등이 출연했다.
한편 홍 감독은 지난해 부인 A씨와 이혼 조정에 실패, 이혼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19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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