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러밴 앞세워 지지층 결집…"중미 3개국 원조 중단"

원조중단 위해서는 '의회' 절차 거쳐야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정치공세" 평가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휴스턴 공군기지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을 막지 못한 3개국에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들의 미국행을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주장했다. 2018.10.23.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을 막지 못한 3개국에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들의 미국행을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을 앞세워 '반이민'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고 중간선거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기저가 깔려있다고 보도했다.

 캐러밴이란 마약과 폭력, 가난을 피해 자국에서 떠나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중미 국적의 이민자 행렬이다. 현재는 그 수가 점점 늘어 약 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과테말라, 온두라스, 그리고 엘살바도르는 그 국민이 자국을 떠나 미국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중단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제 그들에게 일상적으로 제공됐던 대규모의 해외 원조를 끊거나 상당히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경 순찰대와 군사 당국에 이는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알렸다"며 "법규를 변경해야 한다!"고 고 트위터에 올렸다.

 AP는 그러나 정부기관에 확인한 결과 아직 관련된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캐러밴 행렬에 "범죄자와 알려지지 않은 중동인들이 섞여있다"고 비난했으나 일주일 넘게 이들 행렬을 취재하며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중동지역의 사람들은 만나지 못했다고 A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공세에는 캐러밴을 앞세워 '반이민' 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고 중간선거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기저가 깔려있다. 이민 문제를 다시 사회 주요 이슈로 끌고 나와 자신의 지지 기반을 재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적으로 들어오거나 들어오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한심한, 이민법을 바꾸는 표결을 하지 않는 민주당을 생각하고 탓하라! 중간선거를 생각하라!"며 민주당에 책임을 묻기도 했다.

【타파출라(멕시코)=AP/뉴시스】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들이 22일(현지시간) 새벽 멕시코 타파출라 인근의 도로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타파출라에서 40㎞ 떨어진 우익스틀라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미국까지 남은 거리는 약 1800㎞다. 마약과 폭력, 가난을 피해 자국에서 떠나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중미 국적의 이민자들은 이날 약 7000명까지 늘어났다고 AP는 보도했다. 2018.10.23.

 원조 중단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원조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다. 백악관이 해외 지원을 삭감하거나 재할당하기 위해서는 의회에 통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중미 3개국 지원 중단과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모든 옵션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놨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