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잡으려 일산은 폭락시킵니까"… 심상치않은 민심
창릉 신도시 발표에 일산-파주 주민들 분노의 소리 커져
온라인 카페·김현미 장관 공식 블로그에도 성토 잇따라
【고양=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부가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을 3기 신도시로 추가 선정했다.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을 발표, 3기 신도시는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000가구), 부천시 대장동(343만㎡·2만가구)으로 결정됐다. 사진은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모습. 2019.05.07. [email protected]
정부가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를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하면서 인접한 파주 운정 지역과 기존 1,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파주 운정3지구 등 2기 신도시 분양도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여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커지는데다 30년 가까이 노후화 돼 재건축을 기대했던 일산신도시 주민들은 집 값 회복도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산신도시 등에 비해 서울 접경과 1km 이내인 고양 창릉에 새 아파트라는 장점을 갖춘 3만8000만여 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지면 이 일대로 주택수요가 집중 돼 주변 지역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대변하듯 각종 지역 온라인 카페에서는 성토의 목소리와 항의집회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가입자 1152명의 일산넷에는 "각 동 대표·통장이 나서고 전 아파트는 현수막을 걸어 사회적 이슈로 국민들이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며 "오는 12일 오후 6시 30분 운정행복센터 사거리 앞 운정연과 연합하여 집회합니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580여명이 가입한 후곡방에서도 “일산이 슬럼화되지 않도록 일어나야 한다"고 독려하며 "행동하지 않으니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하는 글도 올라왔다.
【서울=뉴시스】3기 신도시 주택공급계획 인포그라픽.2019.05.07(제공=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공식블로그에는 “자기 지역구 등에다 ×을 꽃네요. 속에서 천불이 나니 그 철판으로 다시는 나올 생각하지 마세요”, “일산을 슬럼화 만들려고 작정하신 듯”, “본인 지역구를 제물로 삼았군요”라는 불만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3억원도 안되는 집이 1년에 3000만원씩 내려 이제 내놔도 거래 근처도 못가고 오늘도 2시간 걸려 출근한다"며 "당신을 뽑아 준 내 손가락이 원망스럽다"는 성토의 글도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3기 신도시 고양 지정, 일산신도시에 사망선고-대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모두 9060명이 참여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 후 지난달까지 서울의 아파트값이 0.04% 하락하는 동안 2기 운정 신도시가 자리잡은 파주의 아파트값은 1.25%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1기 일산 신도시 권역인 일산동구는 0.54%, 일산서구는 0.71%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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