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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19 이후 신흥국 '테이퍼 텐트럼' 우려"

등록 2020.05.3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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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등 유동성 회수 과정서 긴축발작 우려

금융불안 재연되면 신흥국 대외건전성 더 악화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중앙은행 앞을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지나가고 있다. 2020.05.22.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중앙은행 앞을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지나가고 있다. 2020.05.22.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 신흥국의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장 신흥국의 경제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온 선진국이 다시 막대한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금융불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31일 해외경제 포커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진정 이후에도 선진국의 유동성 회수로 신흥국에서 긴축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각종 봉쇄조치로 공급 교란이 장기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등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신흥국의 재정건전성과 외화유동성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 특성상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서비스와 재화 등 수출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는 강도 높은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내수, 생산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태국(-6.7%), 멕시코(-6.6%), 남아프리카공화국(-5.8%), 아르헨티나(-5.7%), 러시아(-5.5%), 브라질(-5.3%) 등 대다수 국가가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브라질 등 산유국은 국제유가 폭락으로 경제활동 위축 정도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2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정부 은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지원금을 받으려던 실직자들이 은행 측의 기술적인 문제로 지급이 지연되면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0.04.29.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2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정부 은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지원금을 받으려던 실직자들이 은행 측의 기술적인 문제로 지급이 지연되면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0.04.29.


일부 신흥국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브라질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은 재정지출 확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신흥국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신흥국의 은행 부문은 부실여신 증가에도 자본건전성이 대체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의 손실흡수 능력이 크게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다. 경기회복 과정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을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서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유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불안이 다시 나타날 경우 신흥국의 대외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금보다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봉쇄조치에 따른 식량수급 악화, 식량생산 감소로 인한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 등도 코로나19 이후 신흥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로 지목됐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신흥국의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코로나19 이후 현실화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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