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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11년만에 다시 등장한 '녹색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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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21 16: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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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녹색금융 추진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0.08.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최근 금융권에 '녹색금융'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녹색금융은 이명박 정부 당시 한 차례 야심차게 추진됐던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 않은 용어인데요. 녹색금융이 과연 무엇이기에 정부가 11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을까요?

녹색금융이란 환경, 에너지 등과 관련된 금융활동을 통합적으로 일컫는 말입니다. 녹색성장을 위한 금융지원 뿐 아니라 녹색금융상품 개발을 통한 환경 개선, 리스크 관리기법 개선 등으로 궁극적으론 금융산업의 발전까지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녹색금융은 이미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돼 추진됐던 적이 있는데요. 당시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 등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녹색금융협의회'를 구성했고, 이후 금융권은 환경과 연계된 다양한 녹색 관련 예·적금, 대출, 펀드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녹색금융 상품들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정권이 바뀌면서 녹색금융협의회와 함께 녹색금융이란 단어 역시 자연스럽게 모습을 감췄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금융사들이 실제론 친환경 경영과 거리가 멀지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위장해 홍보하는 '그린워싱(무늬만 녹색)'에 치중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2월 한국을 포함한 195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맺고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키로 하면서 녹색금융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녹색 관련 채권 발행이 확대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녹색금융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는 추셉니다.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호우 등으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기업들과 금융권도 더 이상 기후변화의 흐름을 '방관'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와 환경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금융시스템 안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상이변에 따른 물적 피해가 보험, 대출, 투자 등 거래관계를 통해 금융기관으로 파급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최근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와 산사태를 예로 들 수 있겠죠. 집중호우로 자동차 침수피해가 급증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증가, 보험부문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합니다. 4대 손해보험사들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피해를 지난 12일 기준 7035대, 약 707억원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차량 침수피해인 443대(24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무엇보다 '용두사미'로 전락한 경험이 있는 녹색금융을 금융당국이 다시 꺼내든 것은 최근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민참여형 뉴딜펀드'와 무관치 않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원금보장을 추구하면서 3% 안팎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뉴딜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녹색금융을 활용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녹색금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는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도 "최근 발표된 '한국판뉴딜'의 한 축인 그린뉴딜은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중요한 촉매역할을 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지원은 견고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었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녹색금융의 성공 가능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금융사들의 건전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한번 실패했던 정책을 또 다시 추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녹색성장의 길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길이고 우리가 가지 않으면 안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는데, 이 말은 11년 후인 2020년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더 늦기 전에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녹색금융의 미래'를 설계해보는 건 어떨까요.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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