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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접종 받은후 질병 걸렸다" 보상신청…2심서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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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3 10:34:15
예방접종 후 10일뒤 길랑바레증후군
질병관리청 "관련성 없다" 보상 거부
1심, 각하→항소심서 청구 취지 변경
항소심 "시간상 매우 근접" 원고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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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독감 예방 접종을 받은 후 질병에 걸렸다며 질병관리청에 피해 보상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행정 소송을 제기한 끝에 항소심에서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A(74)씨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각하 판단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10월7일 경기 용인시 소재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았다가 며칠 뒤 내과 의원에서 설사를 동반한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후 A씨는 같은해 10월18일 오전 6시께 오른쪽 다리 및 허리 부위에 힘이 빠지는 증세를 느꼈고,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내원해 '길랑바레증후군'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길랑바레증후군'은 감염 등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으로 접종 후 1~2주 정도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A씨는 2015년 9월17일 질병관리청에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을 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과 길랑바레증후군과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결정하고 2017년 7월13일 피해보상 거부 처분을 통지했다.

질병관리청은 'A씨의 경우 위장관 감염 이후 발병한 것으로 백신에 의한 가능성이 불명확하다'며 A씨의 이의 신청 역시 2017년 12월15일 기각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다음해 3월13일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가 이 사건 처분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2017년 7월13일부터 행정소송 제소기간 90일이 경과해 이 사건 소송 제기가 부적법하다"며 각하 판결했다.

이와 별개로 1심은 제소기간이 도과되지 않았다고 전제해도 "이 사건 예방접종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해 길랑바레증후군이 나타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위장관 감염이 원인이 됐을 여지가 크다"고 부가적 판단을 덧붙였다.

A씨는 항소심에서 청구 취지를 종전처분 취소 청구에서 변경처분 취소 청구로 변경했고,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피해보상 거부 처분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즉 A씨가 이의 신청을 하고 질병관리청이 2017년 12월15일을 기각 결정을 내린 변경 처분을 기준으로 할 경우 A씨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2018년 3월13일은 행정소송 제소기간 90일을 경과하지 않아 소송 요건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항소심은 "질병관리청이 이의신청에 대해 별도의 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새로 심의한 후 이 사건 변경 처분을 했다"면서 "실질적으로 새로운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봐 처분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안 판단과 관련해 항소심은 "이 사건 예방접종과 길랑바레증후군 발생 사이에는 시간적 밀접성이 있다"며 "길랑바레증후군이 예방접종으로부터 발생했다고 추론하는 것이 의학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A씨가 예방 접종한 지 약 10여일 후 길랑바레증후군 진단을 받아 시간적 간격이 매우 근접한 점 ▲대한의사협회가 '위장관 감염에 의해 길랑바레증후군이 발병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사실조회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예방접종이 아닌 위장관 감염에 의해 발병한 것이 아니라는 정도의 증명이 된 이상, 예방접종과 길랑바레증후군 사이의 인과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이번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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