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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혜진 "애비규환 찍으며 '좋은 엄마' 생각했죠"

등록 2020.11.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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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임산부 딸 둔 엄마 '선명' 역

"가족의 성장 이야기에 위로 받아"

[서울=뉴시스] 영화 '애비규환'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11.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애비규환'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1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백수 가족의 엄마 역으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장혜진이 코미디 휴먼 영화 '애비규환'으로 돌아왔다. '기생충'의 충숙으로 그를 기억할 많은 관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펼쳐 보인다.

12일 개봉하는 '애비규환'은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며 엄마 선명(장혜진)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속도위반을 한 대학생 딸을 둔 엄마가 된 장혜진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장혜진이 연기한 선명은 그동안 맡은 엄마 역할과는 또 다르다. 딸 '토일' 못지않게 당당하고 화끈하면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상냥한 부드러움 속에 뚝심을 지닌 얼굴로 흔들리는 '토일'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장혜진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당시에는 토일(정수정)이 아닌 호훈(신재휘)의 엄마 역에 욕심이 났었다고 했다.

그는 "원래는 호훈의 엄마(강말금) 역을 하고 싶었다. 세상에 이런 엄마가 어디 있나 싶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엄마이고 신선해서 욕심이 났다"며 "감독님이 꼭 토일의 엄마여야 한다며 설득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 선명이 주는 신선한 감동이 있다"며 "선명을 하길 잘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애비규환'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11.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애비규환'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11.06. [email protected]

장혜진과 선명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선명은 냉철하고 한번 생각하고 말한다. 그런 모습이 사실 나와 상반된다"며 "감독은 좀 더 냉철하길 원하셨던 것 같다. 연기하면서 동공이 흔들리기도 했다"고 웃었다.

극 중 딸 '토일'은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정수정(크리스탈)이 연기했다. 장혜진은 정수정과 모녀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더욱 기대되고 궁금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수정 배우를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봤는데 연기를 잘하더라. 눈빛이 살아있고 말이 똑 부러지고 리듬감이 있었다"며 "이후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성숙한 감정이 느껴졌다. 기대되고 궁금했고 믿음이 있었다. 현장에서 아이돌의 모습은 없었고 배우만 있었다"고 추어올렸다.

봉준호, 윤가은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과 작업해온 장혜진은 이번 작품에선 92년생인 신인 감독과 만났다. 영화는 단편 '고슴도치 고슴'으로 주목받은 최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감독님 나이를 굳이 생각하면서 촬영하지는 않았다. 나에겐 디렉션을 해주시는 똑같은 감독님이다"면서도 "신선하기는 했다. 거침없이 얘기하고 고민하지 않고 의사 전달이 명확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현장에서 후줄근한 추리닝(트레이닝복)을 입고 외모를 잘 가꾸지 않는 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감독의 모습인데 최하나 감독님은 정말 옷 잘 입는 패피족이다"며 "정말 유쾌하시고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넘는 분이다"고 미소 지었다.

토일이 극을 주도하지만 '애비규환'은 가족의 성장극이라 할 만하다. 17살의 큰 딸과 5살의 둘째 아들을 둔 장혜진은 엄마를 이해하는 딸을 마주하며 위안을 얻고 나를 돌아보게 됐다.

그는 "선명의 집안이 남들의 고정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콩가루 집안일 수 있지만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족의 형태"라며 "선명은 행복하기 위해 이혼과 재혼을 선택했다. 토일이의 성장 이야기지만 자기 삶의 오류를 인정하고 고치기로 한 모두의 성장 이야기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를 찍으면서 부모님, 자식 보다는 나를 돌아보게 됐다. 좋은 엄마에 대해 생각했다"며 "우리 딸이 험난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잘 버티고 일어나서 뚜벅뚜벅 자기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서울=뉴시스] 영화 '애비규환'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11.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애비규환'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11.06. [email protected]

'기생충' 출연 이후 장혜진은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산후조리원' 등에 잇따라 출연했다. 현재는 tvN 새 수목드라마 '여신강림'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기생충' 이후 삶이 크게 달라진 걸 느끼냐고 묻자 "못 느낀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갑자기 세상이 나에게 친절해진 느낌이다"고 답했다.

이어 "기준이 높아지고 이전의 작품 속 연기를 넘어서야 된다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은 달라진 게 없다. 나를 선택해준 감독님과 관객들에게 느끼는 감사한 마음이 연기의 원동력이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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