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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반려동물입양센터 "건강한 댕댕이 기다립니다"

등록 2021.04.07 15: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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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센터, 건강검진·행동교육 마친 유기견 입양 가능

"유기견은 아프다, 더럽다?" 선입견이 입양 큰 걸림돌

이재명 "반려동물은 사지 말고 입양해야" 거듭 강조

12월엔 화성에 '고양이 입양센터'도 오픈 예정

[수원=뉴시스]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 있는 유기견 태구. 2021.04.07. iambh@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 있는 유기견 태구. 2021.04.07.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4살 포메라이언 태구는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건강검진부터 예방접종까지 마쳐서 아픈 데 없이 건강하고 씩씩한 친구예요. 예쁜 태구가 유기견이라는 꼬리표를 떼 버리고, 새 가족을 찾길 바랍니다."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 들어서자 3.5㎏의 작은 강아지 태구가 꼬리를 흔들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1월, 센터와 600m 정도 떨어진 길거리에서 발견된 태구는 결국 주인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유기견이 된 태구는 이곳에서 3달 넘게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센터에 온 지 하루 이틀 만에 새 가족을 찾아가는 강아지도 있지만, 태구는 사람들이 들어올 때마다 꼬리를 흔들 뿐 떠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곳이다.

민선 7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동물복지정책 철학인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지사는 "동물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곧 사람에 대한 최고의 복지"라는 철학으로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 왔다. 수차례 "반려동물은 사지 말고 입양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남다른 동물사랑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등록된 반려동물은 69만여 마리로, 전국 237만여 마리의 29%를 차지한다. 반려동물을 쉽게 키울 수 있다 보니 유기, 방치, 학대 등에도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강아지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2021.04.07. iambh@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강아지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2021.04.07. [email protected]


   
길거리나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된 유기견은 동물보호센터에서 가족을 찾는 공고 기간을 거친 뒤 끝내 가족이 나타나지 않으면 화성에 위치한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로 온다.

3주 동안 받은 기본 행동교육을 유기견은 건강검진, 중성화 수술, 구충·예방접종, 반려동물 등록 내장협칩 시술 등을 거친 뒤 입양센터에서 새 가족을 기다린다.

유기견에게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심장사상충 감염의 경우 치료기간이 길기 때문에 입양 뒤까지 센터가 책임지고 치료한다.

입양센터는 지난달까지 모두 59마리의 강아지를 입양시켰고, 현재 9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이날은 지난주 센터에 온 '선장이'가 새 가족을 찾아 떠나는 날이다. 지난해 여름 아주대학교 삼거리에서 발견된 선장이는 수원보호소와 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교육과 치료를 받았다. 활달한 성격 덕분인지 다행히 센터에 오자마자 새 가족을 만났다.  

누구나 강아지를 입양할 수 있지만, 강아지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철저한 절차를 거쳐 입양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예민한 성격의 강아지는 아이가 있거나 반려동물을 한 번도 키워본 적 없는 초보 가족에는 입양하지 않는다. 가족과 맞지 않아 파양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입양 전 반려동물과 새 가족이 만나 산책 등 시간을 보내면서 맞춰가고, 이 과정에서 보호자 교육도 진행된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입양 예정인 '선장이'. 2021.04.07. iambh@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입양 예정인 '선장이'. 2021.04.07. [email protected]


선장이처럼 운이 좋게 센터에 오자마자 새 가족을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가장 큰 어려움은 "유기견은 더럽다", "유기견은 자주 아프다", "유기견은 훈련 교정이 어렵다"는 선입견이다.

센터에서 건강관리는 물론 예절교육까지 다 받은 유기견이지만, 이런 꼬리표 때문에 새 가족을 만나는 데 더욱 애를 먹는다.

유기견을 돌보는 김태희 훈련사는 "아픈 데 하나 없이 발견되는 강아지도 있고, 아프더라도 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뒤 건강한 강아지가 입양 대상이 된다. 하지만 유기견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돈을 주고 사고 파는 일이 더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는 반려동물을 버리고, 누구는 돈주고 사는 상황이 안타깝다. 유기되는 것은 동물의 잘못이 아닌데 이런 선입견 때문에 새 가족을 찾는 일이 더 어려워져 속상할 따름"이라고도 했다.

반려동물이 입양됐다고 끝이 아니다. 새로운 집에서 적응하고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센터 훈련사들은 일주일, 한 달, 6개월 등 일정 간격을 두고 반려동물이 생활하면서 문제는 없는지, 건강은 괜찮은지 확인한다.

상담 과정에서 반려동물 훈련이 필요하면 센터에서 행동교육도 받을 수 있다. 반려동물 파양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애프터서비스'다.

김태희 훈련사는 "유기견에게 가정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다시 유기견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서 입양된 반려동물 사후관리를 한다. 파양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입양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동물은 쉽게 사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잠깐 귀여워서,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책임지고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분들의 입양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입양을 희망하는 도민은 반려동물 입양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네이버카페(cafe.naver.com/ggpetadoptioncenter)를 통해 입양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상담을 통해 입양을 확정하게 된다. 이후 입양 전 예비보호자 교육을 받고 사료와 간식, 목줄 등 기본물품을 전달받으면 된다.

도는 오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화성시 마도면 4공구 에코팜랜드 부지에 유기묘 전용 보호입양시설 '경기도 고양이 입양센터'도 준비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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