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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②세진밸브공업, 끊임없는 연구로 23년 밸브 '한우물'

등록 2022.12.13 08: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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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원전·건설·조선사 납품…올 매출 240억원

매년 2~3건 특허출원, 총 15개 기술 특허

R&D 전문인력 점차 늘려...내년 13명 확충


[부산 뉴시스] 이동민 기자 = 세진밸브공업 주력 상품인 버터플라이 밸브를 들고 있는 방영혁 대표. 방 대표 뒤에 있는 버터플라이 밸브는 지름 약 2m로 해외 해수담수화 플랜트사에 납품된다. 2022.12.12. eastsky@newsis.com

[부산 뉴시스] 이동민 기자 = 세진밸브공업 주력 상품인 버터플라이 밸브를 들고 있는 방영혁 대표. 방 대표 뒤에 있는 버터플라이 밸브는 지름 약 2m로 해외 해수담수화 플랜트사에 납품된다. 2022.12.12.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집안 곳곳 수도꼭지를 여닫거나 보일러 가스를 잠글 때 쓰이는 밸브(Valve). 밸브는 우리 일상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장치 중 하나다.

밸브는 우리 눈에 보이는 일상 너머에서도 흔하게 쓰인다. 액화천연가스(LNG)나 수소 연료를 싣고 오는 선박, 연간 수십억 ㎾h(킬로와트아워)의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에서도 밸브는 꼭 필요한 물건이다.

부산 강서구 녹산동에 위치한 세진밸브공업은 연간 1만8000여 개의 밸브를 해외 28개국을 포함해 국내외 유명 조선소와 건설사, 원자력발전소 등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 1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100대 지역혁신 선도기업으로 선정돼 더욱 주목받는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2일 오전 세진밸브공업을 찾았다. 공장 내부를 둘러보니 작게는 손바닥만한 크기에서부터 크게는 지름만 약 3~4m에 이르는 수백 개의 다양한 밸브들이 눈에 띄었다.

세진밸브공업 방영혁 대표는 주력 납품상품 중 하나인 버터플라이 밸브를 보여주면서 "밸브 내부에 산화를 막고자 코팅하기 위한 재료를 비철금속이 아닌 상대적으로 값싼 스틸(철)로 대체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라고 자랑했다.
[부산 뉴시스] 이동민 기자 = 세진밸브공업 방영혁 대표가 조선소에 납품되는 버터플라이 밸브를 가리키며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12.12. eastsky@newsis.com

[부산 뉴시스] 이동민 기자 = 세진밸브공업 방영혁 대표가 조선소에 납품되는 버터플라이 밸브를 가리키며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12.12. [email protected]


과거 한일밸브에 17년간 몸담아 온 방 대표는 1999년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세진밸브공업을 세웠다. 세진밸브공업은 23년간 버터플라이 밸브, 이중 체크밸브, 극저온 밸브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해오고 있다. 방 대표는 밸브 업계에서 도합 40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자타공인 '밸브 산증인'이다.

평균 17년의 업계 수명을 가진 밸브 제조 시장에서 세진밸브공업이 지금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방 대표는 "끊임없이 연구하며 위기에 맞서라"라고 강조했다.

세진밸브공업은 2019년부터 매년 2~3건씩 꾸준히 산업재산권을 출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5개의 기술 특허를 등록해왔다. 이른바 '꾸준히 공부하는 기업'이다.

세진밸브공업은 산학 협력을 통한 연구개발에도 열심이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유일 밸브 특화 연구기관인 고기능성 밸브 기술 지원센터가 위치한 동아대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새로운 형태의 밸브를 개발하기 위한 전문인력도 점차 늘려 현재 7명의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는 13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다.

방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밸브는 동아대 밸브센터에 의뢰해 꼼꼼한 성능 테스트를 거친 후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대학과 교류하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힘써 온 것이 지금의 세진밸브공업을 있게 한 비결 중 하나다. 앞으로도 부산대, 부경대 등 지역 대학과 밸브 연구를 위한 접점을 점차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부산 강서구 세진밸브공업 전경 (사진=세진밸브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 강서구 세진밸브공업 전경 (사진=세진밸브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세진밸브공업이 연구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원자력발전소에만 밸브를 납품해오던 이 회사가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맞이한 위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방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원전에 우리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해 공장 안에는 재고가 쌓여만 갔다.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라고 털어놓으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원들과 논의하면서 조선업계와 건설업계에 우리 제품을 납품해보자고 제안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의 승부수는 매출액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2017년에서 2018년 매출액이 20억원가량 급감했던 세진밸브공업은 2019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0억원 가까이 상승, 22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방 대표는 "올해는 240억원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300억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탄력을 받은 세진밸브공업은 현재 탈탄소화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연료 수송에 이용되는 LNG 선박용 초저온 밸브와 액화수소 밸브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LNG선박용 밸브는 65도에서 영하 196도까지, 액화수소 밸브는 80도에서 영하 250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세진밸브공업은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더 넓은 부지로 공장을 옮길 계획이다. 방 대표는 "현재 공장 부지가 3500평 정도다. 향후 4000~5000평 규모의 부지에서 더 큰 공장을 세울 계획이 있다"라면서 "5년 이내에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밸브 업계에서 이름난 기업으로 칭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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