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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한국인, 클래식에 큰 재능…연주자도 관객도 대단"[문화人터뷰]

등록 2023.11.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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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핌 브론프만.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예핌 브론프만.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저는 늘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제 감정이 아니라 그 음악이 가진 감정을 잘 전달하려고 합니다."

피아노 거장 예핌 브론프만(65)은 뛰어난 기교와 서정적인 음색으로 잘 알려진 연주자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유태인으로, 7살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루빈음악원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했고, 10대 때 미국에 정착한 후에도 러시아 레퍼토리에 집중, '러시아 낭만 음악의 거장'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에이버리 피셔상,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브론프만은 오는 11일 빈필하모닉, 베를린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와 함께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하는 RCO는 '벨벳의 현, 황금의 관'이라는 수식이 따라 붙는 명문악단이다.

브론프만은 10일 뉴시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저의 가장 최근 내한 무대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빈필과 함께 한 투어였다"며 "한국의 문화, 교육, 그리고 한국인들이 가진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과의 첫 인연은 1988년 서울 신포니에타 창단 연주회였다. 이후 1997년 세종문화회관 '평화와 화합을 위한 97갈라 콘서트'를 찾았고, 2008년에는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LA 필하모닉과, 2019년에는 빈필과 함께 내한했다. "저는 한국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을 즐겨요. 한국의 관객들은 정말 훌륭하죠."
예핌 브론프만.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예핌 브론프만.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내한무대에서 그는 파비오 루이지 지휘로 RCO와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브론프만은 "RCO가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고유의 사운드가 매우 독특하고, 이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 또한 그렇다"고 평가했다. "원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 곡을 함께 연주하기로 돼있었는데 펜데믹으로 인해 취소됐었죠. (한국에서) 그 공연을 드디어 하게 됐네요."
2015년 런던심포니와 가진 협연 당시 예핌 브론프만이 연주했던 피아노. ⓒslippedisc.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15년 런던심포니와 가진 협연 당시 예핌 브론프만이 연주했던 피아노. ⓒslippedisc.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브론프만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2015년 오스트리아에서 런던심포니와 가진 '피의 명연(名演)'이다. 손가락을 베는 부상에도 피아노 건반에 핏자국을 남기면서까지 완벽한 연주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무대 위에서 바르톡의 작품을 연주하고 있는데 손가락에서 피가 났어요. 손가락에 날카로운 조각이 박혀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했는데 연주를 하다 수술 상처가 다시 벌어진거죠. 하지만 그 일은 제 연주에 전혀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러시아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그는 "그런 수식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 작품들을 좋아하는 만큼 독일 작품도, 프랑스 작품도 모두 좋아해요. 이 모든 음악에는 명확한 특색과 차이점이 있거든요."

러시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그는 "제가 계속 러시아에 있었다면 다른 방식으로 또다른 발전을 했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인생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직·간접적으로 삶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브론프만은 인상 깊었던 한국인 연주자로 정트리오(정명화·정경화·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을 꼽았다. "한국인들이 클래식 음악에 큰 재능을 가진 것은 분명해요. 미국으로 건너왔을 때 정트리오를 인상 깊게 봤죠. 김영욱도 대단했어요. 그 이후로도 저는 한국에서 온 수 많은 훌륭한 음악가들을 만났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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