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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올해 미술시장, 더 나빠질 것"

등록 2024.02.27 11: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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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한국미술품감정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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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시장은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가 '2023년 연간 미술시장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미술시장은 강력한 조정기에 머물러 있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정치적, 지정학적 갈등과 긴장 상태의 지속, 기후 문제 등 부정적인 여건에서 미술시장도 벗어날 수 없다. 2024년 상반기 경매 기록은 이러한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여건 속에서도 탄력적인 회복성을 보여주었던 미술시장 고유의 특수성으로 볼 때, 해외 미술시장은 올 한 해 동안 예정되어 있는 빅 컬렉션 경매 등을 중심으로 매출 구조에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낙관적인 해외 시장과 달리, 경매 시장의 낙찰 결과를 시장의 바로미터로 인식하는 국내 시장 수요의 특성으로 볼 때 국내 시장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몇몇 작가들에 집중되어 거래가 이루어졌던 국내 미술시장의 구조적 한계는 조정기 시장에서 작가 포트폴리오를 더욱 좁혀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구매할 만한 작품들을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양상에서부터 미술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영향이 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직후 상승한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둔화 흐름은 지속되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중동 분쟁이 가세하면서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연속 둔화세다.

2024년 1월 9일 세계은행(World Bank)가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Global EconomicsProspects)’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4%(선진국 1.2%, 개도국 3.9%)로 전망했다. 또한 세계경제 성장률은 전 세계적인 긴축적 통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22~’24년간 3년 연속 둔화, ’25년에는 회복세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안정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은 긍정적이나, 지정학적 긴장, 무역규제 강화, 중국의 경기둔화 등 부정적인 요인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국내 미술경매시장

2023년 한 해 동안 총 28회의 오프라인 경매 개최, 낙찰총액은 약 1261.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8.62% 하락했다. 낙찰 작품 수량은 1,973점으로 전년 대비 약 15.39% 감소했다. 출품 취소 비중은 총 출품작의 약 6.45%로 전년(약 6.17%)과 큰 차이 없었다. 낙찰률은 약 70.44%p로 전년대비 약8.13% 하락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올해 미술시장, 더 나빠질 것"



한국화 및 고미술품 거래시장 상승세

서양화와 해외 미술품을 주로 다루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그리고 한국화와 고미술품을 주로 다루는 마이아트옥션, 칸 옥션, 아이옥션 등을 분석해 본 결과, 조정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화 및 고 미술품의 거래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화와 고미술을 주로 다루는 3개 경매사는 낙찰총액 기준 서울, 케이 대비 약 4배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낙찰 금액은 다소 낮은 가격대에 집중되어 있지만 양질의 작품 공급과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요로 약 70%를 넘는 낙찰률을 기록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10억 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의 약 50%가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에서 달성 되었다는 의미가 매우 크다.

홍콩에서 한국 작가 경매 실적…국내 경매보다 높은 낙찰총액

국가별로 경매시장을 분석한 아트태틱(Arttatic)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한국 미술품에 대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미술 경매는 하락세’다. 한국의 전후 및 현대 미술 부문은 2023년 홍콩의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에서 총 930만 달러의 낙찰총액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2년 보다 약 18.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등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2023년 홍콩 세일 점유율 약 5.0%를 차지했다. 해외에서 국내 미술품이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내수시장은 금리 인상 등이 고가 미술품들의 낙찰에 영향을 미치면서 2022년 대비 낙찰총액 등이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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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매시장 -18.8% 하락

2023년 대표적인 3개의 글로벌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Christie's), 소더비(Sotheby's), 필립스(Phillips)의 판매 총액은 전년 대비 약 18.8% 하락했다. 경매 판매 총액은 약 111.6억 달러(구매자 프리미엄 포함)로 전년도의 약 137.4억 달러에 비하면 약 25.8억 달러 줄었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하면 약 8.9% 낮았지만, 2019년 팬데믹 이전보다는 약 11.6%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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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건수는 2022년 909건에서 2023년 936건으로 증가, 판매된 총 작품 수량은 2022년 10만8832점에서 2023년 11만4914점으로 증가했다. 이는 오프라인 경매(약 7.2% 증가)와 온라인 전용 경매(약5.3% 증가)를 모두 집계한 숫자다. 모든 카테고리의 평균 경매 가격은 2022년 12만6209달러에서 2023년 9만7074달러로 낮아졌다.

1,000만 달러 이상의 작품 판매는 약 30% 감소하였으나 50,000만 달러 미만의 판매 총액은 전년대비 약 7.4%, 판매 작품 수량은 약 18% 증가했다. 고가 낙찰가 순으로 상위 100위에 속하는 작품들의 판매 총액은 2022년 약 41억 달러에서 2023년 약 24억으로 감소했다. 초고가 작품의 경우 2023년에는 1억 달러 이상에 낙찰된 작품이 파블로 피카소의 <femme à="" la="" montre="" (1932)="">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두 작품이었지만, 2022년에는 6점이 판매되었다. 2023년 역시 초고가 작품 거래에 집중되었는데, 경매에서 판매된 상위 25점의 총액은 100~500위 작품 총액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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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대미술 부문 판매총액 급감

2023년 경매 판매 총액의 감소는 인상파 및 현대 미술 판매에서 두드러졌다. 이 부문은 전년 대비 약 35.9% 감소되었고, 전후 및 현대 부문 또한 전년 대비 약 19.4% 감소했다. 현대 부문의 경매 총액은 2022년 약 20.6억 달러에서 2023년 약 17.9억 달러로 약 12.8% 감소했다.

특히, 초현대 미술 부문의 판매 총액이 1년 사이에 약 1.5억 달러 감소하여, 현대 미술 부분의 총액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이 예로 사라 휴즈(Shara Hughes, b.1981)의 경우 경매 판매 총액이 2022년 대비 약 80.5% 감소했으며, 플로라 유크노비치(Flora Yukhnovich, b.1990)은 약 88% 감소, 마리아 벨리오(María Berrío,b.1982)는 약 91.8%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는 새로운 세대의 초현대 작가들인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b.1980), 매튜 웡(Matthew Wong, 1984~2019), 제이드 파도주티미(Jadé Fadojutimi, b.1993) 등은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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