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다시 늘어난 미분양…돈줄 끊긴 지방 건설사 '줄도산' 위기

등록 2024.03.05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2월 미분양 '6.2만 가구' 열 달 만에 증가…대구 전국 최다

올해 전문 건설사 5곳 부도…"건설사 76% 이자 부담 증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5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4.02.0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5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4.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방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요."

지난 4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에서 이미 지어놓고 분양이 안 되는 악성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갈수록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악성 물량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몰린 지방에서는 자금난을 겪으며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자산 매각과 할인 분양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 부담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2000여 가구로, 1년 전 대비 4000여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물량은 지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0개월 연속 증가하다, 지난해 3월 이후로는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분양 물량이 6만 가구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 대구가 1만200여 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대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3∼12월 미분양이 지속해서 감소했지만, 워낙 많은 물량이 쌓여 여전히 가장 많다. 경북이 8800여 가구로 뒤를 이었고, 경기(6069가구), 충남(5436가구), 강원(3996가구), 경남(3727가구) 등에도 많은 미분양 물량이 많은 남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증가량이 가장 많은 곳은 2000가구가 늘어난 경북으로 나타났고,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의 물량도 크게 늘었다. 반면 경남과 충남은 각각 3백여 가구씩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을 거점으로 하는 건설사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폐업한 건설사가 685곳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건설사는 종합건설사 79곳, 전문건설사 606곳 등 685곳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부도난 전문건설사도 5곳에 이른다. 광주와 울산, 경북, 경남, 제주 등 지방 건설사다.

국내 건설사들 중 상당수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500대 건설기업 자금사정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76.4%가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서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고 답했다. 최근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답변도 38.3%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지방 중소건설사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지방 중소건설사들의 자금난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분양이 6만 가구가 넘고,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 자금난이 겪는 중소건설사들의 부도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더 길어지고, 미분양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양질의 부동산 파이낸싱(PF) 현장을 지원하고, 본PF도 열어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