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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찍는 여성들, 나르시시스트일까

등록 2024.04.19 07:00:00수정 2024.04.19 07: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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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사진=반비 제공) 2024.04.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사진=반비 제공) 2024.04.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인스타그램은 시각 이미지를 통한 과시와 명성의 자본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일반적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접근이 어려운 식당이나 호텔을 찾아다니며 인증샷을 남겨 업로드하고, 그렇게 쌓은 인지도를 이용해 거꾸로 수익을 얻으며 과시욕과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질타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모습에 도취한, 별난 나르시시스트로 여겨지는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사진에 담고 SNS에 올리는 진짜 이유는 뭘까.

책 '빈틈없이 자연스럽게'(반비)는 '나'를 찍는 동시대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여성과 사진 기술의 관계를 탐색한다. 촬영과 재현 대상에서 주체로 변모한 여성들의 위치를 보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포착한다.

젊은 여성인데도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인류학자 황의진은 이 책에서  또래 여성들이 왜 자신을 찍는지, SNS에 공을 들여 업로드하는지 의문을 품는다.

저자는 촬영에서 보정, 전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본인 관점에서 정리하고 주관적으로 선별하는 이 사진들을 독사진이나 셀카와 구별되는 자기사진으로 명명하고, 자기사진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묻고 듣는다.

저자는 여성들이 좋아서 찍는 사진 속에 녹아든 즐거움, 재미, 슬픔,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악용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읽어낸다.

동시에 과시 욕구에서 비롯된 산발적이고도 개인적인 행위로 여겨지는 자기사진 찍기가 사회와 기술이라는 거시적 배경과 맞닿는 지점을 추척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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