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44년만에 드디어' 5·18 기념식, 이세종 열사 추모식 열려

등록 2024.05.17 19:23:27수정 2024.05.17 21:54: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44년만에 5·18 희생자로 인정받은 전북대 이세종 열사

참석자들 "5·18 항쟁 진원지, 전북이었음을 증명"

'44년만에 드디어' 5·18 기념식, 이세종 열사 추모식 열려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5·18 민중항쟁 44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이를 잊지 않길 바라는 기념식이 전북에서 개최됐다.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는 이날 전북대학교 이세종 광장에서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이라는 주제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 44주년 전북기념식과 故 이세종 열사 44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기념식 개회사에서 전북 5월동지회 심영배 회장은 "이번 기념행사는 매우 특별한 시간"이라며 "그동안 추락사라는 오명을 쓴 채 땅에 묻혔던 이세종 열사의 진실이 정부에 의해, 국가에 의해 확인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회장은 "5·18 민중항쟁의 전국 첫 희생자는 전북의 아들, 20세의 전북대생, 우리의 동지 이세종 열사라는 것을 대한민국이 확인하고 이를 통해 5·18 항쟁이 국지적, 협의적으로 해석된 굴레를 벗고 역사의 진실로써 바로 기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서거석 전북자치도교육감, 국주영은 전북도의회 의장, 우범기 전주시장 및 22대 국회 당선인들이 자리해 5·18 민중항쟁의 뜻을 기렸다.

김 지사는 기념사에서 "그동안 대한민국의 자유와 정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민주 영령들의 희생을 오늘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긴다"며 "모두가 하나 되어 그날의 정신을 이어나가고 전북자치도가 진실과 정의를 밝히는 데 더욱 진력해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거석 도교육감은 "졸업생으로, 교수로, 총장으로 전북대에 있는 동안 가슴의 이세종이라는 이름은 늘 쓰라린 화인이 됐지만, 올해 그의 첫 희생이 공인되자 가슴 속까지 눈물이 흘렀다"며 "도교육감으로써 우리 지역의 의로운 전통이 바르게 계승되도록 체계적으로 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가 1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중항쟁 전북기념식 및 이세종 열사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24.05.17.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가 1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중항쟁 전북기념식 및 이세종 열사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24.05.17. [email protected]



이후 5·18 민중항쟁을 예술로 승화한 문화공연이 진행된 후 이세종 열사의 44주기를 기리는 추모식이 이어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양오봉 전북대 총장을 대신해 박영기 전북대 교학부총장, 정태현 총학생회장, 안인철 총동창회 사무국장 등 교내 관계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자리했다.

박 부총장은 추모사에서 "우리에게 5월은 아픔과 상처로 기억되는 계절"이라며 "이세종 열사가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와 함께 푸르른 하늘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는 말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태현 학생회장은 "이세종 열사가 166명의 사망자 중 첫째로 기술된 것은 전북대와 전북자치도가 5·18 민주화운동의 진원지이자 성지라는 것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된 것"이라며 "지금은 총학생회장으로서 말하고 있지만 전북대학교 학생이라면 우리 대학의 역사적 사실을 바로 알고 불의에 항거한 자유, 민주, 정의, 희생 정신을 기념하고 계승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가 저물며 하교하는 학생들도 이번 기념식을 지켜보거나 추모비 앞에서 국화꽃을 헌화하는 등 5·18 민중항쟁을 기리고 이세종 열사를 추모했다. 몇몇 학생은 직접 추모의 메시지를 적기도 했다.

대학생 조범수(20)씨는 "5·18 민주화운동은 영화 등으로 보았을 때 기억이 있어 광주에 국한된 역사적 사실인 줄만 알았다"며 "당시의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 분들에게 깊은 애도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세종 열사는 전북대학교 농학과 2학년에 재학 중 1980년 5월 17일 밤 동료 학생들과 함께 '전두환 퇴진' 등을 외치며 밤샘 농성을 하다 계엄군에게 쫓겨 학생회관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음날인 5월 18일 그는 학생회관 옆에서 멍자국과 핏자국이 가득한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사인은 폭행이 아닌 단순 추락사로 발표됐다.

이후 1993년 시신을 검안했던 이동근 교수는 추락 전 계엄군의 폭행으로 이 열사가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후 여러 학계에서 5·18 민중항쟁의 최초 희생자는 이 열사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리고 지난 3월 13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조사결과 보고서엔 이 열사의 이름이 가장 먼저 적혀있었다. 44년이 지난 후에야 이 열사가 5·18 항쟁의 최초 사망자임이 세상에 밝혀진 것이다.

전북행사위원회는 이날 기념식 외에도 오는 18일 전북 각지에서 이 열사의 추모 행사를 열고 그를 추모할 예정이다.

또 전북대학교 학술문화관에서는 제3회 5·18전북영화제가 18일과 19일 양일간 개최돼 당시의 치열했던 항쟁의 모습을 영화로 확인할 수 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국주영은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장과 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감, 우범기 전주시장(오른쪽 부터)이 1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중항쟁 전북기념식 및 이세종 열사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2024.05.17.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국주영은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장과 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감, 우범기 전주시장(오른쪽 부터)이 1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중항쟁 전북기념식 및 이세종 열사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2024.05.17.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