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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나는 왜 사극에 매달리는가

등록 2010.03.23 14:26:28수정 2017.01.11 11: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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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세연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청파동 숙명아트센터 시어터S에서 열린 영화 '구르믈 벗어안 달처럼' 제작보고회에서 이준익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왕의남자'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임진왜란 직전 혼돈과 광기의 시대인 16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평등 세상을 꿈꾸는 맹인 검객, 왕족출신의 반란군, 세도가의 서자, 기생의 신분을 가진 네 인물이 빚어내는 대서사극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다음달 29일에 개봉한다.  psy5179@newsis.com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사극을 잘 찍고 잘 만드는 나라가 문화 선진국이라고 믿고 있다.”

 영화 ‘황산벌’과 ‘왕의 남자’에 이어 세 번째 사극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제작 영화사아침)을 들고 나온 이준익(51) 감독이 23일 제작보고회에서 역사물에 애착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먼저 “어렸을 때 할리우드 영화를 처음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은 ‘벤허’나 ‘십계’ 같은 사극 영화이고, 일본 영화에서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사극 작품이었다”며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일본 사극 영화는 다 있다. 또 최근에 중국 사극 영화도 다 있지만 한국 사극 영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에는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들여다 볼 통로가 없다. 그래서 사극에 더 집착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사극 속에는 개인의 이야기보다 시대상이 담겨져 있다. 왕과 중간 권력자, 밑바닥 개인 등의 수많은 인물을 현대에 내보임으로써 2010년을 사는 사람들에게 사회관이나 역사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설명했다.

 사극을 두 차례 경험했지만 “할수록 힘들고 어렵다”는 고백이다. “황산벌은 시대적 차이가 크지만 왕의남자와 구르믈버서난달처럼은 100년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난다”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신분의 사람들을 거의 같은 장소에서 달리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관객들은 왕의남자2를 기대하리가 생각하지만 멀리 가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왕의남자는 연극, 구르믈버서난달처럼은 만화가 원작이다. “만화 원작은 약이기도 하지만 독이기도 하다”며 “연극 원작은 관객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지만 만화는 언제든 다시 들춰볼 수 있다. 만화와 다른 점을 보여줘야 해서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화면 안에서 인물에 집중하는 관객들을 믿고 이야기로 차별성을 두려고 했다”며 “감독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배우들이 캐릭터를 자기가 해석한대로 표현해줬다. 주인공들이 연기로 만화 속 이미지에서 벗어나 준 덕분에 편안히 찍었다”고 고마움도 표했다.

 맹인검객 ‘황정학’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40)은 “액션은 별로 어럽지 않았지만 맹인 연기는 굉장히 큰 부담이었다”며 “맹인학교 가서 수업도 참관하고 계속 보고 했지만, 역시 어렵더라”고 인정했다. ‘이몽학’ 역의 차승원(40)과 ‘백지’ 한지혜(26), ‘한견자’ 백성현(21)은 “열심히 재밌게 촬영에 임했다”고 입을 모았다.  

 1592년 임진왜란 직전 혼돈의 시대를 틈 타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반란군 수뇌 이몽학과 이에 맞서 세상을 지키려는 전설적인 맹인검객 황정학의 운명적 대결을 그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4월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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