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펑크 전설, 美밴드 '텔레비전' 장기하와 함께…메일인터뷰

미국 아트 펑크계의 전설로 통하는 록밴드 '텔레비전'의 리더 겸 보컬 톰 버레인(64)은 e-메일 인터뷰에서 "과거와 지금과의 차이가 있다면 내 목소리가 나이 들어서 조금 변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1973년에 뉴욕에서 결성된 텔레비전은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라몬스', '토킹 헤즈', 로커 패티 스미스(67) 등과 함께 뉴욕 록을 널리 알렸다. 워너뮤직 산하의 '일렉트라 레이블'과 계약한 뒤 1977년 데뷔 앨범 '마키 문(Marquee Moon)'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롤링 스톤, 올뮤직, 큐, 피치포크 등의 유명 음악 미디어에서 만점을 받았다.
1970년대 후반 2집 '어드벤처' 발매 직후 해체됐다 1991년 재결성했다. 새 앨범을 발표하고 1992년 글래스턴베리에서 컴백 무대를 펼쳤으나 1993년 다시 해산했다. 2000년대 들어 몇 차례 재결성 공연을 열었으나 4번째 앨범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마키 문'을 발표했을 당시가 기억나는지. "리허설 기간도 길지 않았고, 녹음 시간은 더 짧았다. 대부분 한 두번만에 녹음을 했다. (앨범 제목과 동명곡인) '마키 문'도 단 한 번에 녹음했고, 기타 솔로 역시 라이브 그대로다. 아마 우리가 데뷔 앨범을 녹음하기 전에 수백회 라이브를 했기 때문에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라이브에서 연주하던 곡들이었으므로 스튜디오에서도 라이브를 하듯 녹음했다."
올해 어느덧 결성 30주년이다. "처음에 우리가 활동할 때에는 우리가 꽤 오랫동안 활동을 할 것 같았다. 생각처럼 되진 않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아직까지 함께 하고 있으니까 그 생각이 틀린 것 같지는 않다"고 즐거워했다. "그냥 우리는 음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은 것 같다. 함께 하는 시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시간도 있고."
'페이브먼트'와 'R.E.M.', '요 라 탱고', '인터폴', '스트록스' 등 수많은 밴드들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배들이 자신들에게 영향을 받은 부분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나는 많은 음악을 듣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지만 솔직히 요즘 음악을 그리 많이 들어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 밴드 중 기억하는 팀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멤버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사이키델릭 록밴드 '워페인트(Warpaint)'를 꼽았다. "공연을 봤고, 즐거웠고, 무척 인상적이었다."
12일 오후 6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리는 '얼굴들과 손님들 1탄-뉴욕 펑크의 전설 텔레비전'에서 한국 인디 록밴드 '장기하와얼굴들'과 의기투합한다.

이날 공연은 영국에서 시작된 페스티벌 'ATP(All Tomorrow's Parties)'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이 페스티벌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매회 음악가들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설명해주는 큐레이터 역을 콘서트에서 겸한다는 것이다. 장기하와얼굴들이 큐레이터 역을 맡아 텔레비전을 국내 록팬들에게 소개하게 된다.
"재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다른 음악가들을 잘 안다고 생각하고 함께 활동했던 밴드들과 연락하겠거니, 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에겐 어쩌면 이런 페스티벌을 하는 것이 숙제를 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우리가 다른 누군가의 초대를 받아서 가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스타 싸이(36)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안하지만, 난 TV나 인터넷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서 TV에 등장하는 새로운 음악을 많이 들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음악은 주로 턴테이블로 듣게 된다"는 것이다.
버레인을 비롯해 원년 멤버들이 대부분 건재하나 건강 문제로 리처드 로이드가 팀을 떠났다. 대신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롤링 스톤스'의 보컬 믹 재거(70)의 솔로 활동에 함께 했던 지미 립이 가입했다. 머지 않아 4번째 앨범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곡 정도를 준비해 뒀다. 새 기타리스트 지미가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왔고, 우리는 어쩌면 10월께에는 앨범을 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약속하기는 힘들다. '조만간(sooner or later)'이라고만 말해 두겠다"고 웃었다.
10월 호주, 11월 영국에서 '마키 문' 앨범을 통째로 연주할 계획이라는 버레인은 텔레비전이 끊임없이 현역에서 뛰는 밴드가 됐으면 했다. "우리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다기 보다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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