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금 팔아 재정적자 메꿔…두달새 40 t 매각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지난 2~3개월 두 달간에만 40t에 달하는 금을 팔아치우는 등 지난 1년간 전체 금 보유량의 3분의 1을 처분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가 지난 1분기 빚을 갚기 위해 처분한 금의 가치는 약 17억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금 보유량은 367t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많은 양의 금을 갖고 있었다. 이는 우고 차베즈 전 대통령이 "달러화의 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금을 대량으로 사들여였기 때문이었다. CNN머니는 "중국이 더욱 많은 금을 보유할수록 미국 달러의 그늘에서 벗어나 외환보유고를 다변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안화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은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며, 대량의 금을 사들인 베네수엘라도 국제유가 폭락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재정수익의 95%가 석유 수출에서 조달될 뿐만 아니라 각종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현재 국제유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재정 파산에 직면해 있다. 국영 석유업체 PDVSA가 올해 갚아야 하는 채무 원리금만 60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IMF는 지난해에만 4.5% 축소한 베네수엘라의 경제규모가 올해 8% 더 줄어들고, 2017년에도 4.5%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파산을 막기 위해 '전기 배급제'와 '주 4일제 근무' 등 각종 긴축제도를 도입하고 있을 정도다.
또 내년에는 1642%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통화가치도 바닥까지 떨어진지 오래다.
베네수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하는 근본적인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외환보유고를 활용할 수 밖에 없었고, 달러화 보다 금을 선호한 베네수엘라는 외환보유고의 약 70%가 금이기 때문에 금 보유량이 단연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 시티그룹과 보유 금의 일부를 10억달러에 교환한 바 있다.
금 반독점위원회(GATA)가 "금을 가장 많이 가진 자가 금 가치를 지배하며, 금의 가치를 지배하면 화폐의 가치 또한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중요한 금 보유량을 매각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올해 들어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의 가치가 폭등하고 있어 베네수엘라의 금이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가치에 거래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처분한 금은 대부분 대대적인 금 사재기에 나선 중국과 러시아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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