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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도 삼킨 '다이소'…골목상권 잠식에 상인들 쫓겨나

등록 2017.11.07 10: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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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5년 충북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다이소가 무서운 속도로 충북의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 7일 청주 북부시장 입구(사진 왼쪽 끝부분)에서 채 3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올해 초 개점한 2층 규모의 다이소 매장이 들어서 있다. 2017.11.07 in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5년 충북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다이소가 무서운 속도로 충북의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 7일 청주 북부시장 입구(사진 왼쪽 끝부분)에서 채 3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올해 초 개점한 2층 규모의 다이소 매장이 들어서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5년 지역의 향토기업을 인수한 다이소가 무서운 속도로 충북의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골목상권을 넘어 전통시장 상권까지 진출하며 기존의 임대 소상공인들이 쫓겨나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7일 ㈜다이소아성산업(다이소)에 따르면 충북 도내 다이소 매장은 50여 개로 주요 핵심 밀집 상권 곳곳에는 이미 매장이 들어섰다.

 충북의 최대 상권인 청주도 전통시장 상권을 포함해 30여 개의 매장이 성업 중이며, 추가 출점은 현재 진행형이다.

 '합리적인 가격', '믿을만한 품질', '편리한 고객접근'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다이소는 주방, 리빙, 욕실, 인테리어, 세탁, 청소, 미용, 패션, 문구, 화장품, 스포츠, 완구, 식품, 원예, 수납, 애완, 포장, 공구, 건강, 도자기 등 3만여 종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000~5000원짜리 저가 제품이 대다수여서 품목이 겹치는 동일 상권의 중소상인들에게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다이소 매장은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매장 점포(3000㎡ 이상)에 포함되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고 출점할 수 있다.

 심지어 인근 상인들과의 상생 협의도 필요 없어 전통시장의 코앞까지 매장이 진출해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청주 북부시장 입구에서 채 3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올해 초 개점한 2층 규모의 다이소 매장이 들어서 있다.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5년 충북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다이소가 무서운 속도로 충북의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 사진은 청주 북부시장 입구에서 채 3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올해 초 개점한 2층 규모의 다이소 매장. 2017.11.07 in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5년 충북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다이소가 무서운 속도로 충북의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 사진은 청주 북부시장 입구에서 채 3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올해 초 개점한 2층 규모의 다이소 매장. 2017.11.07 [email protected]


 영세상인들은 타격이 불을 보듯 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통시장 상인연합회에서도 이 같은 심각성을 인식하고 피해사례 수집과 대응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개점을 준비 중인 곳에서의 잡음도 드러나고 있다.

 다이소 매장 신규 개점을 진행 중인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빌딩에 세 들어 있는 임대 상인들은 최근 건물주로부터 '가게를 비워달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아야 했다.

 건물주는 임대업종으로 선호하는 은행지점조차 '임대료를 대폭 올려주겠다'는 제안조차 거절하고 건물을 다이소에 임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임대상인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길거리고 내몰린 셈이다.

 충북지역에서의 공격적인 매장 확장은 2015년 12월 '다이소 아성산업'의 지주회사인 ㈜한웰이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을 인수하면서 본격화했다.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5년 충북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다이소가 무서운 속도로 충북의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 7일 옛 흥업백화점이 다이소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2017.11.07 in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5년 충북 청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다이소가 무서운 속도로 충북의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 7일 옛 흥업백화점이 다이소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2017.11.07 [email protected]

현재 이곳은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1600여㎡ 규모의 다이소 청주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다이소를 둘러싼 지역상권 침해 논란은 비단 청주뿐만 아니다.

 경기 수원에서는 다이소 연무점 출점 부지와 30여 년 전통의 연무시장이 직선거리로 약 280m 떨어진 곳에 있다며 상인들의 집단 반발을 샀다.

 부산에서도 연제구 연산동에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1485㎡)의 다이소 연제점이 문을 연 뒤 타격을 입은 영세 상인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국내 점포는 1190여 개에 이르며, 매출도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훈 충북상인연합회장은 "북부시장의 경우 다이소 매장에서 시장 입구까지 채 30m에 불과할 정도로 골목상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다이소에는 양말과 신발, 그릇, 옷, 과자, 라면까지 시장과 품목이 겹치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상유지도 어려운 전통시장 상인들의 생계를 송두리째 빼앗아 갈 것이라는 우려도 상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며 "전국적인 현상인 만큼 상인연합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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