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중의 근원적인 힘...막심 고리키 '가난한 사람들'
막심 고리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밑바닥 삶 속에서 독서를 통해 혁명가로 변신한 20세기 러시아 대표 지식인이다. 19세기와 20세기 러시아 문학을 잇는 대표 작가로 꼽힌다.
본명은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페스코프이다. 러시아어 '최대'라는 뜻의 '막심'과 '맛이 쓰다'라는 뜻의 '고리키'를 필명으로 짓고 '삶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겠다'는 의지로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
사회주의 사상에 헌신한 운동가이지만, 고리키 인문주의의 핵심 사상은 인간을 그 자체로 고귀한 존재로 보는 것이다. 인간을 진보를 위한 소모품이나 도구로 보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인간 존재 자체, 러시아 민중의 근원적인 힘에 대한 작가의 깊은 경외심을 담고 있은 책이다.
"러시아에서는 심지어 바보들조차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어리석고, 게으름뱅이조차 무언가 쓸 만한 자기만의 재능을 갖고 있다."
"나는 러시아 인민들이 그 경이롭고 예측을 불허하는 신기한 재능으로 인해, 다시 말해 그들이 가진 곡예 부리듯 복잡다단한 생각과 감정으로 인해, 예술가에게는 가장 보람된 소재라고 확신한다."
열렬한 혁명가이면서 박애주의자였던 고리키는 혁명에 동조했던 민중의 허탈감에도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사랑에 빠진 낭만주의자처럼 그녀를 숭배했지만, 어떤 파렴치한 놈이 나타나 우리 연인을 처참히 욕보였습니다."
가까운 혁명 동지였으면서도 비판의 글 때문에 치료를 핑계로 자신을 해외 망명생활로 몰아넣었던 레닌에 대해, 고리키는 그의 사후에 인간적인 추모의 글을 쓰기도 했다.
옮긴이 오관기씨는 "고리키가 20세기 혁명 사상과 인간 개조와 역사의 진보가 필연적이라는 믿음의 열렬하고 헌신적인 지지자였던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풍요롭고 기이해서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내면을 가진 복잡한 존재로서의 인간이 늘 그의 가슴에 자리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것이 그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귀 기울이는 순간순간에도, 가난한 젊은이로서 거친 세계를 제 두 발로 돌아다니는 길 위에서도, 세계가 경험하지 못했던 무산계급 혁명의 격동 속에서 좌충우돌하면서도, 시종일관 그의 심장에 흐르던 뜨거운 피이자 생명력이었다"고 전했다. 360쪽, 민음사, 1만6000원.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