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여경이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 이유는?
수원중부서 이다경 순경, 경찰되기 전부터 머리카락 기부 '화제'
![[수원=뉴시스] 올해 초 소아암 환우를 위해 2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 25cm를 잘라 기부한 수원중부경찰서 소속 이다경(31) 순경. 사진은 머리카락을 자른 뒤의 이 순경의 모습.](https://img1.newsis.com/2021/03/17/NISI20210317_0000708711_web.jpg?rnd=20210317171005)
[수원=뉴시스] 올해 초 소아암 환우를 위해 2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 25cm를 잘라 기부한 수원중부경찰서 소속 이다경(31) 순경. 사진은 머리카락을 자른 뒤의 이 순경의 모습.
주인공은 수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다경(31) 순경.
이 순경은 올해 초 2년 동안 공들여 길러왔던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그가 허리까지 오던 긴 머리를 자르고 단발머리로 변신한 까닭은 외모에 가꾸기 위한 것도 아니고, 실연의 상처 따위는 더욱 아니다.
그가 단발머리로 나타난 것은 그동안 길러온 머리카락 25㎝를 잘라 ‘어머나운동본부’에 기부했기 때문이다.
'어머나'는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로,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소아암 어린이에게 착한 가발을 무료로 기부하는 시민단체의 이름이다.
2019년 9월 경찰에 임용된 이 순경은 1년 6개월 된 신입 경찰관으로 아직 경험은 부족할 지는 몰라도 그 따뜻한 마음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 순경의 머리카락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순경은 경찰시험을 준비하던 지난 2017년부터 약 2년 동안 머리카락을 길러 경찰에 임용되기 전인 2019년 초에 이미 한 차례 소아암 환우에게 기부한 바 있다.
이후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도 다시 2년 동안 머리를 기르고 올해 초 두 번째 기부에 나선 것이다.
이 순경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큰 계기나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머리카락을 기부한 것은 아니었다"며 "우연히 머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그냥 자르기는 아깝고 누군가에 도움이 될 만한 게 없을까 궁리하다가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이다경 순경이 기부할 머리카락을 들고 있는 모습.](https://img1.newsis.com/2021/03/17/NISI20210317_0000708815_web.jpg?rnd=20210317205923)
[수원=뉴시스] 이다경 순경이 기부할 머리카락을 들고 있는 모습.
이 순경은 별것 아니라고 겸손했지만, 기부를 위해서는 25㎝ 이상 머리카락을 길러야 해서 그 무게를 버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순경이 근무했던 지구대에는 취객들이 종종 난동을 피우는 데 이들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자칫 머리카락이 잡힐 수 있기 때문에 근무 중에는 항상 머리를 보호하는 망을 착용해야만 했다.
또 건강한 모발상태를 유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2년 동안 염색, 펌, 고데기를 하지 않고 길러야 한다.
이 순경의 경우 머리카락이 얇고 손상이 잘 되는 터라 기부를 위해 머리를 말릴 때도 헤어드라이를 사용하지 않고 저녁에 머리를 감고 자연 상태로 건조했다고 한다.
이처럼 2~3년 동안 공들여 머리카락을 관리하고, 꾸밀 수도 없고, 근무 시에도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 순경은 사소한 일이라며 거듭 겸손을 표했다.
이 순경은 "제가 한 일은 사소한 것인데 많은 분이 좋게 봐주시는 게 사실은 부끄럽다. 이번 계기로 좀 더 책임감을 들기도 한다"며 "지금은 머리카락을 꾸미는 것보다 기부하는 것이 더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이 순경은 수원중부서 여성청소년과 아동실종을 담당하고 있으며, 3년 뒤 세 번째 기부를 위해 지금도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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