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이어 한의협도 '독자 법안 만들겠다'…의료계 갈등 격화
등록 2022.06.21 07:00:00수정 2022.06.21 07:33:43
한의협 "한의단독법 제정 필요"…의협 견제에 반발
의협 "한의약육성법 폐기해야"…한의약계에 연일 견제구"
한방 난임치료 지원 사업, 건보 재정 등 문제로 연일 충돌
갈등 격화되면 제2의 '간호법 사태'로 확전될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김상일(왼쪽부터) 정책이사, 이정근 상근부회장, 김교웅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전성훈 법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의·한 협진 시범사업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올해 12월 종료 예정인 의·한 협진 3단계 시범사업을 연장해 내년 4월부터 협진 4단계 시범사업을 이어가기로 한 것과 관련, 의협은 "2016년부터 6년여간 1,2,3단계 협진 시범사업이 진행됐지만 의·한 협진에 대한 어떤 효과나 근거도 찾지 못했다"며 시범사업 폐기를 촉구했다. 2021.12.14.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14/NISI20211214_0018253480_web.jpg?rnd=20211214145115)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김상일(왼쪽부터) 정책이사, 이정근 상근부회장, 김교웅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전성훈 법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의·한 협진 시범사업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올해 12월 종료 예정인 의·한 협진 3단계 시범사업을 연장해 내년 4월부터 협진 4단계 시범사업을 이어가기로 한 것과 관련, 의협은 "2016년부터 6년여간 1,2,3단계 협진 시범사업이 진행됐지만 의·한 협진에 대한 어떤 효과나 근거도 찾지 못했다"며 시범사업 폐기를 촉구했다. 2021.1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 한의약에 대한 정부 지원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간호법 제정 문제를 놓고 의협과 충돌했던 대한간호협회(간협)에 이어 한의협도 독립 한의약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의료계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의협은 전날 성명을 통해 "한의약육성법을 넘어 '독립한의약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이 한의약육성법의 폐기 움직임을 취하자 아예 독립 한의약법을 제정하겠다고 맞선 것이다.
의협은 한의약육성법이 시행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어떤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어 폐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한의약에 많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의협의 주장이다.
한의협은 건강보험 중 한의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불과하고, 한의약육성법 관련 예산은 건보 재정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의협의 주장과 달리 한의약육성법은 국민건강증진과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며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양의계가 한의약육성법을 운운하며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법의 총론을 탄탄한 각론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한의약육성법을 제정하게 된 필요성과 올바른 취지가 더 이상 부당하게 거론되지 않고 양의계를 비롯한 모두가 바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독립 한의약법'의 제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은 의협이 정부 재정으로 한의약계를 지원하는 것에 의협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임상적 임신 성공률이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일부 한약재는 여성의 유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의협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에 3년간 무려 57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낭비됐다며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의협은 의협이 한방난임치료의 성과를 왜곡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보고서가 한방난임치료의 임신 성공률과 경제성을 사실과 다르게 낮춰서 발표했고, 한약재가 유산율을 높인다는 주장도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난임부부들에게 폭넓고 다양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추후에도 한의약난임치료를 악의적으로 비난하고 난임부부의 치료기회를 박탈하려는 행태가 나온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의협은 한의약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협 자동차보험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국토부는 한의과 자보진료비 급증에 따른 왜곡된 진료행태에 대한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한의과 분야 진료비가 2017년 약 5545억원에서 2021년 1조3066억 원으로 4년 만에 2배가 훌쩍 넘게 증가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16.26%나 늘었다. 반면 의과분야 진료비는 매년 비슷한 수치를 보이다가 2021년 1조7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1%나 감소했다.
의협은 "의료기관에 입원하는 교통사고 환자 대부분은 경상임에도 불구하고 진료비가 급증하는 것은 환자 뿐 아니라 한의과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그것을 부추기는 부실한 심사제도가 제일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행 자동차보험 수가 기준에서 첩약, 약침술, 추나요법, 한방물리요법 등과 관련한 횟수 제한이나 인정기준이 의과와 달리 구체적으로 명시돼있지 않기 때문에 경상환자의 과잉진료가 보다 용이하다"며 "자동차보험 청구기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의원은 1인실만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으로, 호화로운 상급병실 운영을 통해 과도한 진료비를 청구해온 것이 기형적 진료행태와 진료비 낭비에 따른 보험료 부담을 증가시키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 정부 들어 건강보험과 보건의료 정책의 개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협이 정부의 한의약계 지원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양한방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한의약계가 독립 한의약법 제정의 필요성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대립이 제2의 간호법 사태로 전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료법에서 간호 관련 사항을 따로 떼어 별도로 규정한 간호법은 지난 17일 국회 복지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 처리는 지연되고 있다. 의협은 간호법 저지를 위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등 13개 단체의 연합체를 구성했다.
하지만 한의협은 의협의 간호법 저지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간호계처럼 독자적인 한의약 법안 제정 필요성을 제기하며 의협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의협이 간호법 저지 행동에서 발을 뺀 것이 의협과 한의협의 갈등의 계기가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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