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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홍석 "여장 한 채 오디션 보러 가는 길 택시기사님 가장 놀라...아직도 소중한 기억"

등록 2022.10.26 17:46:26

뮤지컬 '킹키부츠, 2014년 초연부터 다섯 시즌 중 네번 출연

"지금의 '롤라'가 가장 좋아…내면에 집중"

'하데스타운'·'데스노트' 등 연달아 흥행작

[서울=뉴시스]배우 강홍석.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2.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배우 강홍석.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2.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처음에 캐스팅됐을 땐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큰 책임감을 갖고 해왔고, 어느새 다섯 번째 시즌을 마쳤죠. '킹키부츠'가 이젠 '제2의 맘마미아' 같은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 안에 제 이름도 조금은 들어갈 수 있겠죠?"

배우 강홍석은 뮤지컬 '킹키부츠' 초연부터 최근 서울 공연을 마친 다섯 번째 시즌까지 네 번의 '롤라'로 살아왔다. 한 시즌을 제외한 최다 출연으로, '원조 롤라'로 불린다. 세상의 편견과 억압에 당당하게 맞서는 아름답고 유쾌한 드래그퀸이다. 또다른 주인공 '찰리'와 함께 폐업 위기 구두공장을 살리고자 80㎝짜리 아주 특별한 부츠를 만들며 세상에 나아간다.

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오랜 시간 '킹키부츠'를 했는데, 이번에 더 많은 분께 사랑받아서 정말 감사하다. 덕분에 많이 울고, 웃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초연 땐 관객들이 여장한 제 모습에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러 감정이 섞였던 것 같아요. 이젠 환호는 물론 아무렇지 않게 봐주죠. '킹키부츠'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세상이 온 것 같아 기분 좋아요. 오래 사랑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2014년 초연 당시 캐스팅되기까지 7차례 오디션을 보며 노력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브로드웨이에서 '롤라'를 연기한 배우 빌리 포터의 영상을 보고 감탄하며 수없이 돌려봤다. 그리고 이 역할을 꼭 하겠노라 다짐했다. 오디션을 위해 한 달 동안 15㎏을 감량했고, 여장을 하고 대학로 거리를 거닐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강홍석. (사진=CJ ENM 제공) 2022.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강홍석. (사진=CJ ENM 제공) 2022.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벌써 10여년 전이죠. 오디션 회차를 거듭하며 의상을 직접 제작하고 가발에 분장까지 변신해서 갔어요. 아예 '롤라'가 된 거죠. 그때 그 모습을 하고 대학로도 걸었어요. 카페에선 여자들이 어떤 동작을 하고 걷는지 관찰하며 하나씩 공부했죠. 당시 사람들이 힐끔힐끔 이상하게 봤는데, 오디션 보러 가는 길에 택시기사님이 가장 놀랐죠.(웃음) 아직도 생각나는 소중한 기억이에요."

강홍석은 "나이가 들어서 하고 있는 지금의 '롤라'가 제일 좋다"고 했다. "'너 자신이 돼라. 타인은 차고 넘친다'는 그 말뜻을 이제 알 것 같다"고 했다.

"초연과 재연 땐 형들의 인생 경험과 성숙함을 따라갈 수 없었어요. 머리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론 잘 안됐죠. 이후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나이를 더 먹었잖아요. 어렸을 땐 패기와 열정이 더 넘쳤겠지만, 균형감은 지금이 더 좋아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롤라의 메시지도 더 와닿죠."

2년 만에 돌아온 '킹키부츠'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서울에서 12만746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020년과 달리 거리두기 해제로 꽉 찬 객석에 함성도 들을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강홍석. (사진=CJ ENM 제공) 2022.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강홍석. (사진=CJ ENM 제공) 2022.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작품은 소통이 첫 번째에요. 사람들과 같이 즐기는 축제 같은 작품이죠. 장날에 시장 가듯, 공연에 오는 관객들의 기분이 좋아져요. 당시엔 코로나로 웃음소리도 잘 안 들리고, 환호 없이 박수만 쳐서 아쉬웠어요. 지금은 함께 뛰고 놀 수 있어서 더 즐거웠죠. 관객들 눈빛도 더 초롱초롱했어요."

다음 시즌에도 그는 함께하고 싶다며 애정을 보였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건 체력이란다. "전개가 빠르고 음도 높고 퀵체인지(의상·분장 등 변화)도 많아서 체력이 받쳐줘야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힘 닿는 데까지 하고 싶다"고 했다.

강홍석은 지난해 뮤지컬 '하데스타운'부터 '데스노트', '킹키부츠'까지 내리 흥행작에 출연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하데스타운'을 마치고선 여러 드라마 제의도 왔지만, '데스노트'를 다시 꼭 하고 싶어 정중히 거절했다. 그는 2015년 초연과 2017년 재연 모두 사신 '류크'로 출연했다.

"'류크'는 제게 소중한 역할이에요. '롤라'와 함께 대중적으로 제 대표 캐릭터로 기억해주는 분들이 많죠. 이전에 연기하며 스스로 해결 안된 부분이 있어서 한번 더 하고 싶었어요. 사실 그 시기에 생각보다 많은 대본이 들어와서 너무나 감사했죠. '하데스타운'도 정말 위대한 작품이에요. 배우들이 뜨겁게 웃었고, 뜨겁게 울었어요. 다음 시즌은 더 잘 될 거예요."
[서울=뉴시스]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강홍석. (사진=CJ ENM 제공) 2022.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강홍석. (사진=CJ ENM 제공) 2022.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킹키부츠'는 다음 달부터 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7개 지역 투어에 나선다. '시카고 타자기', '김비서가 왜 그럴까', '호텔 델루나', '대박부동산' 등 브라운관으로도 대중들을 만나온 강홍석은 내년엔 뮤지컬 대신 드라마로 인사할 예정이다.

데뷔 11년차를 맞은 그는 "아직 한참 더 걸어가야 한다"고 빙긋이 웃었다. "뮤지컬은 평생 할 것"이라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도 해야하고, 좋은 감독님들과도 더 같이 연기해야 한다. 악역 등 해야 할 역할도 태산"이라고 말했다.

"제가 확실히 남들과 다르게 생겼잖아요. 턱도 튀어나오고 목소리도 탁성이죠. 하지만 관객들은 저만의 그 특별함을 좋아해주죠. 네 살 된 딸이 친구들과 공연장에 놀러 와서 '우리 아빠 멋있지'라고 할 때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처럼 너무 기분 좋아요. 예술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게 제 꿈이에요. 황정민, 하정우 선배님을 존경하는데, 그런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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