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역주행' 다이나믹 듀오 '에아오', 어떻게 K-힙합 대표곡이 됐나
[다듀 '에아오' 글로벌 열풍①]
美 동부 힙합 거물 DJ 프리미어와 협업곡
다듀의 한국 정서 가사·세련된 감각…K-힙합 고전 반열 올라
챌린지 열풍·글로벌 차트 선전…곡의 지속가능성 엿봐
전문가 "트렌드에 뒤처진 옛 노래가 아닌 '유행가'"
![[서울=뉴시스] 다이나믹 듀오. (사진 = 아메바컬쳐 제공) 2025.1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7/NISI20251207_0002012107_web.jpg?rnd=20251207134507)
[서울=뉴시스] 다이나믹 듀오. (사진 = 아메바컬쳐 제공) 2025.1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힙합의 대부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다듀)가 이례적으로 그 시간의 주름을 펼쳐내고 있다. 이들이 지난 2014년 7월 발매한 싱글 '어 자이언트 스텝(A Giant Step)'의 타이틀곡 '에아오(AEAO)'가 3년째 역주행하면서 빚어내고 있는 결과물이다. 소속사 아메바컬쳐는 K-힙합 최초의 '계단식 장기 역주행' 공식을 구축했다고 평했다. 곡의 흥행 지속가능성을 엿 본 것이다.
1992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나 30년 이상 우정을 다져왔고 21년 동안 팀을 이끌어온 최자(45·최재호)와 개코(44·김윤성)는 그럼에도 쉽게 들뜨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과거를 재발견, 재정의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에아오'는 최자·개코가 가사를 온전히 짓고 미국 동부 힙합의 거물 DJ 프리미어(Premier)(Christopher E. Martin)와 재즈 R&B 기반의 미국 프로듀서 겸 송라이터 쟈크 버빅(Jacques Burvick)이 공동 작곡한 노래다. DJ 프리모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DJ프리미어가 편곡과 프로듀싱도 맡았다. DJ 프리미어의 웅장함을 가로지르는 솔(soul)풀한 비트, 다이나 믹듀오의 삶이 묻어나는 진솔한 래핑이 곡에 무게감을 더한다.
DJ 프리미어는 역대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 통한다. 나스, 블랙 아이드 피스, 재닛 잭슨,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재닛 잭슨 등과 협업했다.
다이나믹 듀오가 그런 DJ 프리미어의 눈에 띈 건 2014년 2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음악박람회 미뎀이다. DJ 프리미어는 'K-팝 나이트 아웃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다이나믹 듀오를 점 찍은 뒤 러브콜을 보냈고, 양 측은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협업했다.
![[서울=뉴시스] 다이나믹 듀오 '에아오' 커버. (사진 = 아메바컬쳐 제공) 2025.1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7/NISI20251207_0002012109_web.jpg?rnd=20251207134604)
[서울=뉴시스] 다이나믹 듀오 '에아오' 커버. (사진 = 아메바컬쳐 제공) 2025.1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에아오', 재발굴은 무엇보다 음악적 힘
프리미어 프로듀싱 미학 중 하나는 묵직한 베이스와 루프 사용이다. 라틴 재즈 뮤지션 칼 제이더(Cal Tjader)의 '워크 온 바이(Walk On By)'(1968)를 샘플링한 미국 힙합 듀오 '갱스타(Gang Starr)'의 '풀 클립(Full Clip)'이 대표적이다. 갱스타는 DJ 프리미어와 MC 구루로 구성된 팀이었다.
다이나믹 듀오 '에아오'가 공감을 얻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또 가사다. '에아오'는 도시의 치열한 삶에서 크고 작은 일들에 지치고 상처받지만 서로 의지하며 이겨내겠다는 메시지를 노래했다. "살기보단 생존하기 바쁜 / 정수리는 넓어지고 평수가 작아지는 마음 / 속에 피어나 줬으면 해 한 송이의 평화 / 평화 진흙탕 속에 연화"라는 가사가 대표적이다.
다이나믹 듀오는 30대 중반에 이 곡을 발표하면서 20대 중반에 발표한 '고백'의 30대 버전이라고 했다. 이들은 20대에 "난 수염 난 피터팬 위드 마이(With my) 팅커벨 / 음악 숲에 숨어 모험을 하는 내 삶이 / 네버랜드라고 생각 했던 것도 잠시 / 세월이란 독약을 마신 후 / 세상을 보는 내 눈이 바뀌어 / 내 룩(look)도 바뀌어 욕심도 살쪄"('고백' 중)라고 노래했다. '고백' '에아오' 두 곡 모두 진솔하지만 30대에 내놓은 '에아오'에선 좀 더 여유가 느껴진다. 거장의 비트와 만난 다이나믹 듀오의 아련한 정서는, 클래시컬한 아우라를 뽐내며 삶에 지친 이들에게 진중한 위로를 건넨다.
![[뉴욕=AP/뉴시스] DJ 프리미어(DJ Premier)](https://img1.newsis.com/2015/09/22/NISI20150922_0005933345_web.jpg?rnd=20251207133724)
[뉴욕=AP/뉴시스] DJ 프리미어(DJ Premier)
챌린지 열풍·글로벌 차트 선전은 공감의 힘
엔하이픈 성훈·정원, 하츠투하츠 카르멘·에이나·이안·주은, 코르티스 건호·주훈, 엔시티 드림 런쥔·해찬·천러, 제로베이스원 석매튜·박건욱, 보이넥스트도어 이한, 르세라핌, 트레저 윤재혁·하루토, 라이즈 원빈·소희, 엑소 첸·시우민, 엔시티 위시 사쿠야·료, 앤팀 니콜라스·하루아, 투어스 신유, 이즈나 방지민·코코, 엔믹스 릴리·배이·지우, 키키 지유·하음, QWER 쵸단·마젠타·시연 등 수많은 K-팝 아티스들이 챌린지에 동참하는 이유다. 이들 뿐만 아니라 국내외 팬들 또한 '아에오' 안무, 립싱크, 패러디 등 연관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제작하면서 곡과 숏폼 콘텐츠의 재소비를 이끌고 있다.
결국 '아에오' 챌린지 영상은 이달 초 기준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쇼츠 플랫폼 합산 조회수 1억3000만 뷰를 넘어섰다. 곡이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니 음원 검색 플랫폼 '샤잠' 차트에도 들었다.
물론 곡 자체의 강한 중독성 덕에 비트가 밈(meme) 등에 활용되며 애플뮤직, 아이튠즈 등 글로벌 차트에서도 '재역주행' 중이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도 단일 곡 누적 스트리밍 1억1000만 회를 돌파했다.
다이나믹 듀오 '에아오'는 최근 열풍에 힘 입어 전 세계적인 미국 NBA 농구 비디오 게임 'NBA2K26' 사운드 트랙에 삽입됐다. 지난 2015년 'NBA 2K16'에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으로 포함된 뒤 10년 만에 재삽입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글 가사로 이뤄진 한국인 아티스트의 동일 곡이 두 차례나 'NBA 2K 시리즈' 사운드트랙에 타이업된 최초의 사례다.
신현태 대중음악 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한때의 유행으로 여겨졌던 챌린지 콘텐츠가 '밈'화 되면서 미디어의 재활용이 반복되고 있다. '에아오'는 모든 언어권에도 소구될 직관적인 '에!아!오!'라는 후렴구가 입에 붙어 누구나 따라 부르기도 좋다"면서 "여기에 더해 DJ 프리미어의 펀치감 넘치는 비트는 숏폼 음악에 안성맞춤이다. '다듀'는 아이돌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으로, 이들의 챌린지를 통해 팬들에게 새롭게 소개되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쿨한 '챌린지 송'으로 여겨지며 트렌드에 뒤처진 옛 노래가 아닌 '유행가'로 노출된다"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다이나믹 듀오 '아에오' 뮤직비디오. (사진 = 아메바컬쳐 제공) 2025.1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7/NISI20251207_0002012110_web.jpg?rnd=20251207134629)
[서울=뉴시스] 다이나믹 듀오 '아에오' 뮤직비디오. (사진 = 아메바컬쳐 제공) 2025.1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이나믹 듀오 재조명은 이제부터
최근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틱톡, 릴스 등 숏폼 플랫폼에서 '싱숭생숭(SsSs)' 댄스 챌린지가 재차 성행하고 있다. 이달 초 멜론 일간 랩/힙합 차트, 한국 애플뮤직 K-팝 인기곡 차트, 샤잠 한국 톱 200 차트에 재진입했다.
근래 들어 다이나믹 듀오 콘서트의 관객 세대 비율이 다양해진 점도 특기할 만하다.
다이나믹 듀오가 엠넷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시즌6 프로듀서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경연 음악이었던 '스모크' 등이 유행한 데 힘 입어 청년층이 대거 유입됐다. 개코는 "지금은 아주 어린 초등학생들도 오기도 하고, 그리고 또 부모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기도 하고, 엄마 아들 혹은 뭐 아빠 아들 아빠 딸 이런 식으로 예전보다 세대 간의 범위가 넓어진 느낌이 확실히 든다"고 말했다. 최자도 "저희랑 나이 비슷한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까지의 사람들과 그분들의 자식뻘 되는 사람들이 같이 콘서트장에 공존을 한다. 그래서 보는 재미도 되다"고 동의했다.
다이나믹 듀오는 올해도 연말 콘서트를 이어간다. 오는 20~21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 24일 대구 엑스코 동관 4홀, 2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2025 단독 콘서트 - 가끔씩 오래 보자'를 연다. 내년 1월 23~25일 서울 중국 장충체육관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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