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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농사 안 짓는 부모님 농지, 임대차 전환 가능…불법 전용은 엄단

등록 2026.09.21 10:42:57수정 2026.09.21 11:06:23

고령·질병 따른 임대·휴경은 처분 대상 아냐

관행적 임대차, 농지은행 맡기면 영농 지속

거짓 영농계획·농업법인 부동산업은 처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부모가 고령으로 농사를 그만둔 농지도 강제로 팔아야 할까. 상속받은 농지를 이웃에게 맡겼다면 불법 임대로 처분될까.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 농지를 전수조사하면서 농촌에서는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땅이 모두 처분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고령이나 질병, 상속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다면 농사를 직접 짓지 않더라도 농지를 보유할 수 있다. 다만 농지은행 위탁 등 합법적인 상태로 전환하는 절차는 거쳐야 한다.

반면 영농 의사가 없으면서 시세차익이나 개발이익을 노리고 농지를 취득한 경우에는 처분 대상이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 및 향후 조치계획'에 따라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위반을 투기 등 중대한 위법과 관행적·경미한 위반으로 나눠 처리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반발과 관련해 "아버지가 농사를 짓다 힘들어서 지금 농사를 못 짓는다고 강제로 팔라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며 "오히려 정부가 매입해 도와줄지언정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고령·질병으로 농사 중단…곧바로 처분 대상 아냐

고령이나 질병으로 농사를 짓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농지를 처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농지법상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직접 경작한 농지는 임대할 수 있다. 질병이나 부상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적으로 농사를 쉬는 것도 허용된다. 이에 해당하면 전수조사에서 휴경이나 임대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처분 대상이 아니다.

상속 농지는 1㏊까지 개인 간 임대가 가능하다. 다만 상속·이농 농지의 소유 상한인 1㏊를 초과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직접 임대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경우 초과분을 농지은행에 위탁하도록 안내해 합법적인 임대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농지은행이 농지를 넘겨받아 실경작자에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7일 인천 남동구 한 농장에서 농민들이 가을 햇살 아래 겨울 김장용 무를 심고 있다. 2026.08.27.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7일 인천 남동구 한 농장에서 농민들이 가을 햇살 아래 겨울 김장용 무를 심고 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이웃에게 맡긴 농지…농지은행 거치면 계속 경작

농촌에서는 농업인끼리 작업 편의를 위해 서로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마을의 여러 농지를 한 사람이 모아 농사짓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부모가 자녀에게 농지를 증여한 뒤에도 계속 경작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 농지법상 허용되지 않는 임대차일 수 있지만 정부는 투기 목적이 없는 관행적 임대차까지 일률적으로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소유자가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면 농지은행이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실경작자에게 해당 농지를 우선 임대한다. 소유·임대 관계는 합법적인 절차로 전환하면서 기존 농업인은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소유자가 불분명한 미등기 상속 농지는 행정청이 대리 경작자를 지정하거나 재산세 납부자 등이 대표로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투기 목적이 아닌 공유 농지도 지분 과반의 동의를 받으면 위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임차농이 갑자기 농지에서 쫓겨나는 일을 막기 위해 임대차 특별정비 기간을 오는 11월15일까지 연장했다.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를 이 기간에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면 모두 수탁하고 보완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조사를 종결한다.

방치된 농지, 복구하거나 관리권 위탁

법에서 정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한 농지도 곧바로 처분하는 대신 자진 복구할 기회를 준다.

소유자가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 농지로 복구하면 된다. 직접 복구하거나 경작하기 어려우면 농지은행에 관리권을 위탁해 처분을 유예받는 방안이 추진된다.

맹지나 경사지처럼 경작자와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운 농지는 농지은행이 필요에 따라 복구해 다른 농업인에게 빌려준다. 농지로서 기능을 잃고 사실상 임야가 된 토지는 실제 이용 상태에 맞춰 지목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농지은행 위탁에 따른 처분 유예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특별조치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수렴해 기간을 설정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 농촌체류형 쉼터 (사진=창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농촌체류형 쉼터 (사진=창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허가 창고는 구제 가능…진흥지역 야적장은 원상회복

농지에 허가 없이 창고나 다른 시설을 지었다고 해서 모두 철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전수조사가 시작된 지난 5월18일 이전에 완공된 시설 가운데 농지법과 다른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시설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한 뒤 사후 전용을 추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뒤늦게 농지전용 절차를 밟도록 해 불법 상태를 해소한다는 의미다.

농업용 시설은 부담금을 면제하거나 감면하고 공공·비농업용 시설은 감면하지 않거나 중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농업진흥지역에 야적장이나 야영장 등 설치가 제한된 비농업용 시설을 조성했다면 원상회복 대상이 된다. 비닐하우스나 버섯재배사로 신고해 놓고 실제로는 식당이나 태양광발전 시설로 사용하는 등 고의적인 위반도 본래 용도로 되돌려야 한다.

거짓 영농계획·지분 쪼개기는 처분

구제와 처분을 가르는 핵심은 실제로 농사지을 의사가 있었는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계획을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으로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에는 투기로 판단될 수 있다. 농업법인이 농지를 사들인 뒤 부동산업을 하거나 경매 등을 통해 농지 지분을 공유 취득한 뒤 다른 사람에게 경작시킨 경우도 대표적인 투기 유형이다.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으로 판단되면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이 내려진다. 농업진흥지역 내 중대한 불법 전용은 원상회복과 함께 처분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정부가 투기와 관행적 위반을 가를 세부 기준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농지 소재지와 취득 방식, 가격 변동, 실제 경작 여부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하고 당사자에게 소명과 청문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구제 방안도 아직 확정된 제도는 아니다. 현행 농지법에는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위반에 대해 처분을 유예하거나 불법 전용을 사후 추인할 근거가 없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연내 가칭 '농지 특별조치법'을 제정할 계획이지만 처분 유예 기간과 사후 전용 추인 대상 등은 향후 입법 과정에서 결정된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정부가 발표한 정상화·양성화 조치도 시행하기 어렵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농지 전수조사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9.1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농지 전수조사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9.17.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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