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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나무 조각가 한선현 개인전…대안예술공간이포

등록 2026.09.28 16:38:56

30여년 작품 관통한 ‘염소’…나무 고부조 작품 선봬

‘당신은 외나무다리를 어떻게 건너시겠습니까’…10월31일까지

염소 나무 조각가 한선현 개인전…대안예술공간이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외나무다리 위에서 염소 두 마리가 마주쳤다. 서로 비켜서기 어려운 좁은 길 위에서 맞닥뜨린 두 염소는 어떻게 다리를 건너야 할까.

조각가 한선현은 30여년 동안 이 장면을 나무에 깎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외나무다리를 어떻게 건너시겠습니까.’

한선현의 기획초대전 ‘당신은 외나무다리를 어떻게 건너시겠습니까’가 오는 10월31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골목의 비영리 전시공간 대안예술공간이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 작가가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와 2002년 연 귀국전 이후 열아홉 번째 개인전이다.

한선현의 작품세계를 30여년간 관통해온 소재는 ‘염소’다.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두 염소에서 출발해 신문을 읽고 술을 마시고 전쟁터에 나가거나 발레를 하고, 오토바이 사고로 병실에 누운 염소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미술평론가 최태만은 이러한 우화적 조각이 사소한 일에도 사생결단을 내려는 현대인의 피폐한 마음을 풍자한다고 평했다. 작가는 매번 같은 소리로 우는 흔한 짐승이 단단한 굽으로 누구도 오르기 힘든 비탈을 오르는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한다.

관동대 조소과를 졸업한 한선현은 대리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로 유학을 떠났지만 그곳에서 오히려 나무를 만났다. 1996년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 재학 중 성당 문을 만드는 목조장인 클라우디오 키아피니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몇 해 동안 작업했던 석조를 내려놓고 학창 시절 가장 진부한 재료라고 여겼던 나무를 선택했다. 이후 나무를 깊게 깎아 입체감을 강조하는 고부조 작업을 이어오며 회화와 조각의 성격이 공존하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왔다.
한선현 개인전 전경. 사진=한선현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선현 개인전 전경. 사진=한선현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대안예술공간이포는 2008년 문래동에 자리 잡은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철공소가 밀집한 지역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술과 예술, 마을과 이웃의 관계를 기록하고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번 전시는 철공골목과 맞닿은 입구에서 하늘로 열린 옥상 ‘망루’까지 이어진다.

오는 10월10일 오후 3시에는 육상수 우드플래닛 대표가 진행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관람은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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