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실려갔던 김상욱, 민요에서 120BPM 심장 박동 읽어냈다[객석에서]
등록 2026.10.01 07:05:00수정 2026.10.01 07:22:24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에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뇌과학으로 푼 '시나위', 4차원 시공간 '사물놀이'까지
"시각은 뇌의 착각…인간 중심 사고 버려야 우주 보여"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2252598_web.jpg?rnd=20260930233919)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email protected]
30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다담'(茶談) 1부 공연 민요연곡이 끝나자 이야기 손님으로 출연한 물리학자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우리 소리와 가락을 물리학 시각에서 분석한 생소한 소감을 들은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얼씨구 절씨구 멋이로다. 저 달이 지도록 놀아보자" ('추석달' 中)
"에라디야 에헤요 에헤어라 방아 홍아로다" ('자진방아타령' 中)
이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소리꾼들은 경쾌하고 활달한 가락이 특징인 '추석달', '방아타령', '자진방아타령' 등 민요 3곡을 부르며 흥을 돋웠다.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사진은 '다담' 이야기 손님 김상욱 교수. (제공=국립국악원) 2026.09.3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1/NISI20261001_0002252604_web.jpg?rnd=20261001001142)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사진은 '다담' 이야기 손님 김상욱 교수. (제공=국립국악원) 2026.09.30. [email protected]
사회를 맡은 다담지기 황수경 아나운서는 "보름달 하면 떡방아를 찧는 토끼를 떠올린다"며 이를 물리학적으로 해석해달라고 요청했다.
보름달 속 '토끼' 전설에 대해 김 교수는 "문화권마다 해석이 다른데 서양에서는 집게발을 들고 있는 게 모양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불교가 전래되기 전에는 두꺼비로 보기도 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달도 공전과 자전을 하는데 두 개의 주기가 딱 맞아 있다"며 "공전을 하면서 동시에 자전을 하는데, 주기가 일정하면 항상 한쪽 면만 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다담지기 황수경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2252603_web.jpg?rnd=20260930234038)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다담지기 황수경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email protected]
우주의 원리를 짚어낸 강연에 이어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두 번째 무대 '시나위 합주'가 펼쳐졌다.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대금, 피리, 아쟁, 장구, 징까지 8개 국악기 연주자들은 남도 지역 무악(巫樂)에서 비롯된 시나위를 연주했다. 굿거리에서 자진모리로 이어지는 장단 속에서 연주자들이 한명 씩 돌아가며 즉흥적인 독주를 선보이며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를 들은 김상욱 교수는 "시나위는 재즈와 같아서 즉흥성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궁금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시나위 합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2252599_web.jpg?rnd=20260930233938)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시나위 합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email protected]
최근 겪은 생사의 갈림길 앞에서도 물리학자의 냉철함은 유지됐다. 김 교수는 작년 추석 연휴 심혈관 질환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 급하게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그는 "중환자실에 바로 입원해 수술을 받을 만큼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면서도 "누워서 화면을 통해 철사가 혈관 사이로 들어가는 시술 전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그 원리를 궁금해했다"고 말했다.
죽음 위기를 넘긴 후 심경 변화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 교수는 "우주적 관점에서 '죽음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주의적 태도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우리 모두 언젠가 죽지만, 그게 당장 '내 일'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았다"며 "미뤄뒀던 일과 인간관계를 빨리 실행해야겠다는 행동의 변화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무대는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네 가지 악기가 어우러지는 '사물놀이'가 장식했다. 점차 빨라지고 강해지는 장단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사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2252600_web.jpg?rnd=20260930233956)
[서울=뉴시스]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토크 콘서트 '다담'(茶談)이 개최됐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사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국립국악원) 2026.09.30. [email protected]
이번 강연을 관통한 핵심 메시지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탈피'다. 김 교수는 "인간은 빛의 세 가지 색만 감지하며, 우리가 맹신하는 시각적 풍경은 뇌가 재구성한 착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꽃이 화려한 이유 또한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벌을 유인하기 위한, 철저한 화학적 생존 기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방식으로 우주를 억지로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물리가 어려운 것"이라며 "인간이라는 편견을 버리면 우주는 기계처럼 단순하고 명징하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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