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도 증발한다”…백남준부터 디지털·AI 시대까지 37점
등록 2026.10.10 07:31:00수정 2026.10.10 08:26:24
성남큐브미술관 ‘증발 시대의 예술’ 개막
미술은행 소장품 중심…사진·영상·설치·사운드 한자리

성남문화재단, 2026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전_증발시대의 예술_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캔버스와 조각처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에서 사진과 영상, 사운드와 디지털 정보로. 기술이 달라질 때마다 미술의 형태도 바뀌었다.
백남준과 박현기에서 출발해 동시대 복합매체 미술의 변화를 살펴보는 ‘증발 시대의 예술: Art in the Age of Vaporization’이 8일 성남큐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전시 지원사업과 연계한 전시다. 미술은행 소장품을 중심으로 초대 작가 작품을 더해 총 37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증발 시대’는 디지털 미디어 전략가 로버트 터섹의 ‘증발(Vaporized)’ 개념에서 출발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물질적인 도구와 환경이 비물질적인 정보와 서비스로 대체되는 현상을 ‘증발’에 비유한 개념이다.
전시장 초입에는 한국 비디오아트의 흐름을 보여주는 백남준과 박현기의 작품이 나왔다.
백남준의 ‘문학은 책이 아니다’(1988), ‘TV부처’(1992), ‘에스키모 맨’(1995)과 박현기의 ‘The Apocalypse’(1999)를 만날 수 있다.
이어 사진과 영상, 설치, 사운드, 키네틱 조각으로 매체가 확장된다.
강애란의 ‘지혜의 타워링’(2016)은 역사의 기록과 지식을 담아온 ‘책’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꿔 수백 권의 책을 육각형 탑처럼 쌓아 올린 작품이다.
이완의 ‘지속(Duration)’(2026)은 지난 20년간의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200개의 시계판을 구성했다. 흘러가는 시간과 기록을 시계라는 장치 안에 축적한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이은조의 ‘In Your Eyes, Before my own’(2026)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구글 아트앤컬처 랩과 협업해 제작한 작품이다. 문경원, 최찬숙, 박혜수, 오민 등의 작업도 함께 소개한다.
전시는 새로운 매체가 회화와 조각을 밀어냈다는 식의 단순한 기술 발전사에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미술이 무엇을 담고 어떻게 감각하는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성남문화재단 2026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전_증발 시대의 예술_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또 하나의 질문은 ‘소장’이다.
영상과 디지털 작품은 회화나 조각처럼 하나의 물질적 형태로 고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술관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로 만들어진 작품을 어떻게 수집하고 보존해 다음 세대로 넘길 것인가.
전시는 미술은행 소장품을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기록하는 미술관의 역할도 함께 짚는다.
전시는 11월29일까지. 무료 관람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