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점'으로 열린 세상 100년…박두성과 '훈맹정음'
등록 2026.10.09 08:00:00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박두성 선생 한글 점자 창제부터 교육 발자취 조명
점자표·제판기 등 국가등록문화유산 11점 전시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21477828_web.jpg?rnd=20261006143027)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눈먼 이를 위하여 점자가 있으니 그들은 이것으로 보게 되는 것입니다." ('앞 못 보는 이와 그의 친구들에게 드림' 중)
눈으로 글자를 볼 수 없어도 자신의 언어로 읽고 쓸 수 있어야 한다. 송암 박두성 선생(1888~1963)이 시각장애인 제자들과 함께 만든 한글 점자 '훈맹정음'에는 이같은 뜻이 담겼다.
점 여섯 개가 글자를 넘어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배우고 생각을 기록하며 사회와 연결되는 길을 열었다.
1926년 11월 4일 반포된 훈맹정음이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국립한글박물관·송암점자도서관과 함께 지난 7일부터 선보이는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은 박두성 선생과 제자들이 한글 점자를 만들고 널리 알린 과정을 관련 자료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한글 점자 훈맹정음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점자 역사는 물론 미래의 확장 가능성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참석자가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21477827_web.jpg?rnd=20261006143027)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참석자가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email protected]
특히 시각장애인 관련 자료로는 최초로 지정된 국가등록문화유산 11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의 한글 점자표 '훈맹정음'(1926)과 송암점자도서관 소장의 박두성 선생이 사용했던 족답식 제판기(1933), 점자 타자기, 교재 '한글 점자 쓰는 법'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점자 교육은 훈맹정음 이전에도 이뤄졌다. 미국인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이 1897년 만든 4점식 한글 점자 교재가 그 흔적이다.
배재학당 한글 교재 '초학언문' 일부를 담은 이 자료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교육의 초기 모습을 보여준다. 4점식 점자는 6점식 한글 점자 발표 전까지 약 30년간 사용됐다.
박두성 선생은 일제강점기 특수교육학교 맹아부 교사로 일하며 한글 점자 연구에 나섰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시각장애인 제자들과 '조선어점자연구회'를 조직했고, 손끝으로 읽기에 가장 적합한 점자를 찾기 위해 연구와 토론을 이어갔다.
훈맹정음은 그 공동 작업의 결실이었다. 이름에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의 뜻을 이어 '시각장애인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의미를 담았다. 눈으로 읽는 한글의 가치를 손끝으로 읽는 문자에 구현하려는 시도였다.
훈맹정음 점자표는 한글의 구조를 반영했다. 초성 자음과 종성 자음을 구별하고, 외워 쓰기 쉽도록 점을 규칙적으로 배열했다. 여섯 점의 조합을 우리말의 특성에 맞게 체계화한 것이다.
1926년 제작된 훈맹정음 점자표는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전한다.
박두성 선생의 활동은 문자 완성에 머물지 않았다. 만들어진 점자가 실제 배움과 생활에 쓰이도록 전국 시각장애인에게 알리고 교육하는 일이 뒤따랐다.
송암점자도서관이 소장한 '일지'에는 그 과정이 남아 있다. 박두성이 육화사를 조직한 뒤 1926년부터 1949년까지 통신교육과 점자책 제작 등 시각장애 관련 업무를 직접 기록한 자료다.
점의 배치를 정하는 일부터 한글 점자 서식까지 담겨 있어, 한글 점자의 개발과 보급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살필 수 있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훈맹정음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21477830_web.jpg?rnd=20261006143027)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훈맹정음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email protected]
1946년 작성한 '한글 점자 설명서'에는 점자를 가르치려는 노력도 확인된다.
박두성 선생은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상세히 적고 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에는 그림을 덧붙였다.
영어와 수학기호, 음악부호 등 다른 점자도 함께 소개했다. 한글을 익히는 데서 나아가 다양한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한 것이다.
박두성 선생이 사용한 제판기는 점자책을 보급하기 위한 제작 도구였다. 금속 인쇄판을 기계에 고정하고 자판으로 점자 한 글자를 친 뒤 발로 페달을 밟아 새기는 방식이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이 점자 타자기를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21477834_web.jpg?rnd=20261006143027)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이 점자 타자기를 살펴보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email protected]
이렇게 만든 인쇄판으로 종이 여러 장에 점자를 눌러 인쇄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이 읽을 글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읽을 책으로 넓히는 장치였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에게 당대의 소식을 전하는 통로이기도 했다. 1949년경 발행된 점자 시사잡지 '촉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시대 상황을 전했다.
전시에는 김구 선생 영결식 소식을 담은 자료도 소개된다. 이면지를 사용해 인쇄본이 거꾸로 제본된 모습에서는 당시 점자 출판 제작 여건도 엿볼 수 있다.
전시품 목록에 오른 '우편요금 면제 건의'와 국민교육 교과서 내용에 관한 건의서 등은 점자 보급이 교육과 사회적 여건을 개선하는 문제로도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문자를 만드는 일과 그 문자를 사용할 환경을 마련하는 일은 함께 진행됐다.
100년이 지난 오늘, 음성 안내와 인공지능 등 정보 접근을 돕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문자를 직접 읽고 쓰는 능력은 여전히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뒷받침한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에 한글 점자 설명서 등이 전시돼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21477826_web.jpg?rnd=20261006143027)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6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2026년 하반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에 한글 점자 설명서 등이 전시돼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과 공동으로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을 개최한다. 2026.10.06. [email protected]
박수아 송암점자도서관장은 "점자와 보조공학이 서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듣고 말하는 기술이 발전해도 스스로 글을 읽고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며 생각을 기록하는 문자 역할은 이어진다는 뜻이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모두의 전시'로 기획됐다는 점이다.
전시장 모든 설명문에는 점자가 병기되며 주요 유물은 촉각 모형으로 제작됐다.
저시력자와 색각 이상 관람객을 위해 공간 명도와 채도를 정교하게 조절하고, 손끝과 발끝으로 동선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공간 재질 차별화와 안전 손잡이를 설치했다.
![[서울=뉴시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국립한글박물관·송암점자도서관과 함께 지난 7일부터 선보이는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장 (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2026.10.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8/NISI20261008_0002259235_web.jpg?rnd=20261008202935)
[서울=뉴시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국립한글박물관·송암점자도서관과 함께 지난 7일부터 선보이는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전시장 (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2026.10.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명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은 "훈맹정음은 여섯 개의 점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읽고 쓸 권리를 돌려준 위대한 문자"라며 "반포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가 차별 없이 지식과 문화를 향유하는 새로운 100년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별전은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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