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잔혹살인 후 도주 남편, '스토킹 잠정조치' 받고도 범행
등록 2026.10.15 11:53:06수정 2026.10.15 13:02:24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살인 혐의로 70대 남편 긴급체포
피해 아내, 과거 8차례 경찰에 가폭·스토킹 관련 신고
주 1회 피해자 연락, 정작 범행 땐 제대로 작동 안해
![[서울=뉴시스] (사진=뉴시스DB) 2026.04.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02124367_web.jpg?rnd=2026042922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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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60대 아내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7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남편은 과거 가정폭력 관련 신고가 다량 접수됐거나, 범행 이전엔 법원으로부터 스토킹 잠정조치의 일환인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별거 중 아내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충남까지 도주
B씨의 사망 사실은 범행 하루 뒤인 지난 14일 B씨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직접 자택을 찾아간 지인이 "현관 인근에 혈흔이 있다"고 경찰에 신고하며 드러났고 신고 직후 경찰은 남편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뒤를 쫓았다.
A씨는 범행 이후 전북 일대를 돌다가 충남 서천으로 향했고, 전북청의 공조 요청을 받은 충남경찰청 소속 경찰들이 14일 오후 8시40분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체포 직전 준비해 놓은 독극물을 마셨고, 현재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폭·스토킹 신고' 8차례에 스토킹 잠정조치까지 받았는데
경찰은 신고 접수 이후 가정폭력 임시조치를 통해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냈다. 그러나 임시조치 종료 이후엔 B씨는 경찰에 자신의 가족에게 연락을 보낸 A씨의 행위가 임시조치 위반사항은 아닌지, 귀갓길이 무서우니 동행 귀가를 요청한다는 내용으로 112 신고를 추가로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말 A씨가 B씨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수십여 통 보내 스토킹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경찰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서면 경고·접근 금지·전기통신 연락 금지 등 잠정조치 1~3호를 신청해 받아냈다. 이와 함께 A씨는 모니터링 대상자인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다만 스토킹처벌법 잠정조치 제3호의2인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나 제4호인 유치장·구치소 유치 등은 시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접근금지 잠정조치만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가정폭력으로는 잠정조치를 시행할 수 없으며, 과거 신고 내역을 봤을 때 A씨가 직접적인 물리적 폭행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아 추가 조치 가능성 결정이 낮다 봤다"고 말했다.
아내 집 대기하다 귀가 시간 맞춰 급습…'순찰·연락' 소용 없었다
최근 잇따르는 관계성 범죄 방지를 막기 위해 지정된 매뉴얼에 따라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도 하루에 두 번 주거지 인근 맞춤형 순찰과 주 1회 전화 연락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순찰은 주거지 주변을 배회하는 것에 그쳤다. 또 경찰이 B씨에게 마지막으로 통화한 시각은 13일 오후 5시47분으로, 이 때 경찰은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후속조치는 없었다. 결국 B씨는 숨진 이후 하루 넘게 싸늘한 주검으로 방치돼야만 했다.
과거 가정폭력 및 스토킹 신고 이력, 관계성 범죄 분류체계 '고위험군' 등록, 미리 자택 인근에서 대기 후 뒤따라가 범행한 정황 등을 볼 때 경찰이 좀 더 신속하게 대응했다면 B씨의 목숨을 구했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와 관련해서는 학대 예방 경찰관(APO)과 담당 수사관이 이중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순찰에 대해선 피해자 본인이 경찰 대면 요구를 하면 대면하나 대부분은 인근만 순찰하는 것이 보통의 예"라며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을 때 담당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관할 서에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경찰 "피의자 입원 상태로 조사 진행 후 신병 확보 예정"
이와 함께 숨진 B씨에 대해선 감식 진행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 의뢰도 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하게 흉기에 상처를 입은 부위나 횟수와 함께 A씨의 의복 등에 대한 혈흔 등 전방위적인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인이 중대한 만큼 구속영장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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