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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상용차 시장에 부는 '친환경' 바람

등록 2020.06.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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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상용차 시장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자동차 회사는 미국 수소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다. 이 회사는 나스닥 상장과 동시에 대박이 터졌다. 니콜라는 지난 4일 상장 이후 주가가 급상승하며 시가총액 기준 포드자동차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니콜라는 트레버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니콜라는 다음달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쿨리지에사 최첨단 제조 공장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며, 이르면 2023년부터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수소전기트럭의 부상은 친환경 규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기존 상용차는 디젤 엔진을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 가스와 발암 물질 등을 방출하는 주요 환경 오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배기가스를 조작해 논란이 된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도심 내 트럭의 운행을 제한하고, 친환경 트럭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전기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승용차와 달리 상용차 시장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수소전기트럭이다. 전기차 대비 재충전 시간이 짧고, 항속 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보다 연료탱크를 늘리는게 무게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차고지와 화물 상하차 지점에만 충전소를 마련하면 상용화가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 역시 수소전기 트럭을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트럭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소형 트럭 1114만대(미국의 경트럭 제외), 중형 74만대, 대형 644만대 규모로 글로벌 신차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 수소 완성차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현재까지 현대차와 토요타, 혼다 정도다. 특히 현대차는 99%에 이르는 높은 국산화율과 수소전기차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상용차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 Energy'(H2E)와 함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공식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2025년까지 스위스 상용차 수요처에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공급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미국 상용차 업체 켄워스와 협력해 수소전기트럭을 개발 중이다. 도요타는 둥펑자동차 등 중국 5개 업체와 수소연료전지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리비안, GM 등도 전기 트럭을 상용화할 예정으로 친환경 트럭 시장의 성장성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세계 각국 정부는 수소차를 포함한 수소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는 모양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수소경제 전략을 발표하면서 90억 유로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투자금은 수소생산 설비 등 수소 관련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투입된다. 독일 정부는 수소 에너지를 자동차와 같은 운송수단 뿐만 아니라 철강, 화학, 비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폭넓게 도입할 계획이다.

독일 정부는 정부관계자들, 산업계, 전문가들은 수소 위원회를 설립하고, 컨트롤타워를 만든 뒤 3년마다 전략의 이행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유럽연합(EU)는 독일 정부와 보조를 맞춰 다음달 수소경제 육성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수소산업 규모를 20억 유로에서 1400억 유로로 키워 14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주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트럭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기환경청(CARB)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친환경 트럭 의무 판매 제도 도입했다.

캘리포니아의 의무 판매제는 2024년부터 도입되며, 초기에는 차량 타입에 따라 5~9%의 의무 판매 비율이 적용된다. 2030년에는 30~50%, 2045년에는 100%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의무 판매 대상이 되는 트럭은 3.8톤 이상의 중대형 상용차다. 외신에 따르면 제도 도입으로 2035년까지 누적 30만대의 친환경 트럭이 판매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 국가의 정책 변화로 국내 산업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연구원은 "유럽연합이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육성키로 확정했고, 내년부터 대규모 투자들이 본격화한다"며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서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시행해온 우리나라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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