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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생을 재미있게 만드는 건 자신뿐"…'어디갔어, 버나뎃'

등록 2020.10.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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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2020.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2020.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왜 남들과 잘 지내지 못해?"

사회성 제로에 문제적 이웃이 되어버린 '버나뎃'. 까칠하면서 독특한 구석을 지닌 그녀는 사실 과거에 천재 건축가로 주목 받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건축 일을 모두 접고 가족들과 시애틀에 자리잡은 그녀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어 한다. 그녀에게는 친구 같은 딸 '비'와 온라인 비서 '만줄라'만이 유일한 대화 상대다. 그러나 사사건건 간섭하는 참견쟁이 옆집 이웃 '오드리'로 인해 번번이 마찰을 빚는다.

그러던 중 버나뎃은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휘말리고 FBI에서 조사를 나오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서울=뉴시스]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2020.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2020.10.07. [email protected]

영화는 버나뎃을 통해 사실상 나와 내 가족, 주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자신만의 잣대로 누군가를 바라보면 이상하고 독특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알지 못했던 상처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

버나뎃의 남편은 다정해보이지만, 일에 몰두해 가족들과의 소통에는 소홀하다. 그는 FBI에서 조사를 나오고 이웃 등 주변 인물들의 평가에 아내 버나뎃을 그저 아픈 사람으로 치부하고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며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지 않는다.

 끝으로 내몰린 버나뎃은 남극으로 훌쩍 떠난다. 딸이 가족여행으로 원했던 곳이었지만, 그곳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며 잊고 있었던 열정을 깨닫고 겁없고 거침없던 그녀 본연의 모습을 다시 찾는다.

삶의 고됨과 상처를 피해 건축 일로부터 멀어졌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찾고 용기를 낼 수 있게 한 건 꿈이었다.

"삶의 위험신호에만 신경을 써서 삶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한 것 같다"며 "인생을 재미있게 만드는 건 자신뿐"이라는 영화 속 내레이션처럼, 생기를 찾아가는 버나뎃의 모습을 통해 삶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따뜻함과 소중함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서울=뉴시스]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2020.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2020.10.07. [email protected]

'캐롤', '블루재스민', '반지의 제왕', '토르: 라그나로크' 등 다양한 연기를 보여온 케이트 블란쳇이 버나뎃으로 분해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었다.

"버나뎃에 완벽히 매료됐다"고 밝힌 케이트 블란쳇은 까칠하고 괴짜스러우면서도 엉뚱하고 매력적인 버나뎃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딸 '비'를 연기한 신예 엠마 넬슨과도 '찐 모녀' 케미를 보여준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자연 풍경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속 남극으로 보여지는 곳은 그린란드에서 촬영됐으며, 푸른 바다와 순백의 빙하로 영상미를 자랑한다. 1800년대에 지어진 저택을 개조한 버나뎃의 집도 빈티지한 느낌으로 보는 재미를 준다.

'어디갔어, 버나뎃'은 지난 2012년 발간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미국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 'SNL(Saturday Night Live)' 출신 작가 마리아 셈플의 작품으로 뉴욕타임스 84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비포' 시리즈, '보이후드' 등을 연출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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