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파고드는 '리얼돌'…"정신 황폐화·청소년 악영향"
코로나19로 성매매 어려워지고 1인 가구 늘면서
'규제 사각지대' 리얼돌·리얼돌 체험방 곳곳 확산
【서울=뉴시스】한 성인용품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리얼돌 제품. 2019.8.9 [email protected]
최근 리얼돌이 국내 성인용품판매점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고 시간제로 빌려주는 '리얼돌 체험방'까지 학교 인근, 주택가 등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이 전체의 40%에 육박하면서 리얼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감정 교류 없어 정서적 고립...결혼생활도 영향
강동우 성의학 전문의(박사)는 "인간의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은 결국 남녀가 짝을 이뤄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리얼돌을 접하면 말초적 흥분, 성적 쾌감은 있겠지만 삶에서 중요한 행복이나 정서적 안정감은 찾기 힘들고 리얼돌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되면 정서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얼돌과 맺는 관계는 남녀가 교제를 거쳐 사랑, 배려 속에서 유지하는 결혼생활과 달리 단순히 성욕을 채우는 데 그치기 때문에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 강 박사의 설명이다.
리얼돌은 부부관계를 소원하게 만들 수도 있다. 강 박사는 "(리얼돌은)부부의 친밀감을 방해해 섹스리스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각방을 쓰게 되거나 졸혼(법적 혼인 관계는 유지하되, 독립적인 삶을 꾸리는 부부 관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질병 감염 등 위생 문제 우려...섹스중독 가능성도
배정원 대한성학회 회장(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은 "여러 사람이 인형을 사용해 인형에 땀이니 체액이 묻어있을텐데 업체 측에서 얼마나 위생에 신경을 쓰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리얼돌 체험방은 위생상 굉장히 위험할 수 있어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섹스 중독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배 회장은 "인형과의 성관계는 윤리적 갈등이 좀 적을 수 있는 데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피로를 느끼거나 리얼돌에 대한 성적 판타지가 있다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심각한 성도착증으로 발전도...청소년, 폭력적인 성 노출 우려
강 박사는 "(리얼돌과는)사람처럼 감정을 주고 받는 게 없다보니 성도착증의 일종인 페티시즘(이성의 몸 일부나 옷가지, 소지품 등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것)에 빠지고 나중엔 심한 성도착증인 소아기호증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면서 "나중에 인형처럼 사람도 인격이나 감정이 없는 물건처럼 취급할 수 있고,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져 성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얼돌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포르노 영상 등 음란물과 비슷한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 회장은 "리얼돌은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폭력적인 성에 노출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학교 주변에 리얼돌 체험장이 들어설 수 없도록 하는 등 청소년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시행세칙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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