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수도권 공공기관 출근시간 조정, 실효성 의문

긴급재난때 공무원들 비상소집해 빨리 복구해야…역행하는 행정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8일 오후 인천 옹진군 영흥면 도로가 침수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을 하고 있다. 2022.08.08.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부천·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 쏟아진 '물폭탄'으로 행정안전부가 9일 행정기관 출근시간을 조정한 가운데 일선 지자체에선 갑작스런 출근시간 조정에 혼선을 빚었다.

 일각에선 전날 폭우로 인해 비상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많아 출근시간 조정이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시와 부천시, 김포시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풍수해 위기 경보는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를 비롯한 인천, 서울 행정 및 공공기관과 산하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이후 출근하도록 조정했다.

하지만 일선 지자체에선 초유의 출근시간 조정에 혼란을 빚고 있다.

일선의 한 공무원은 "갑작스럽게 늦게 출근하도록 조치한 상황이라 당황스럽다"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눈치 보여서 일찍 출근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8일 오후 인천에 강하게 내린 비로 인해 미추홀구 용현동 한 도로에서 차량이 침수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2022.08.08. [email protected]

실제로 인천지역은 간밤의 폭우에 침수된 차들이 뒤엉켜 멈춰서 도로가 정체를 빚기도 했다. 부천과 김포지역에도 전날 폭우로 인해 도로가 마비돼 이른 아침부터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때문에 재난상황에서 출근시간 조정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사실상 정부는 출근시간을 조정했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일찌감치 출근해 근무하고 있다.

지자체의 한 공무원은 "재난 관련부서는 사실상 출근시간 조정한다 해도 일찍부터 나와서 현장에 투입돼 일하고 있다"면서 "출근시간 조정이 사실상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긴급재난때 오히려 공무원들을 비상소집해 빨리 복구해야 한다"면서 "오전 11시 출근은 말이 안된다. 역행하는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이번 정부의 출근시간 조정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시민들이 비 맞고 출근하고 침수된 곳을 복구하느라 고생하고 있는데 공공기관의 공무원들이 먼저 나오서 점검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해야지 오전 11시로 출근시간을 늦추면 누가 수습하고 대처하냐"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