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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전부품 생산 김동명 범성정밀 사장 "요즘 같아선 일할 맛 납니다"

등록 2023.02.09 15:39:37수정 2023.02.09 19: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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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원전 일감 선발주 증가로 매출액 급증

정부·지자체, 한수원·두산·금융권 전폭 지원 '실감'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원전기업인 범성정밀 김동명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정부의 원전생태계 복원 관련 현재의 기업체 상황을 설명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2023.02.09. hjm@newsis.com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원전기업인 범성정밀 김동명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정부의 원전생태계 복원 관련 현재의 기업체 상황을 설명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2023.02.09. [email protected]



[창원=뉴시스] 홍정명 기자 = "6~7년 전엔 공장 문을 닫을 생각도 했는데, 요즘은 살만 합니다. 정말 일 할 맛이 납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죽전로에 있는 원자력발전 주기기용 소형부품 전문 제작업체인 범성정밀 김동명(59) 대표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8일 오후 경남테크노파크 에너지산업연구본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남도·창원시 주최, 경남테크노파크·한국원자력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원전생태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온 김대표를 '원전기업 신속지원센터'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그동안 경제 관련 간담회 등에 참석하면 힘들다고 우는 소리 밖에 안 했다. 그러나 오늘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참석했다. 정부와 지자체,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옛두 산중공업)의 적극적인 일감 선발주와 금융 지원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시기와 현 윤석열 정부의 원전생태계 복원 정책에 따른 회사 경영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한국공작기계서 3년간 재직한 후 1990년 자신을 포함해 직원 4명으로 범성정밀을 창업했다.

공작기계 부품을 가공하던 범성정밀은 원전 주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개발하고, 1995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와 거래를 텄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와만 거래하고 있으며, 1차 협력업체로서 700가지의 중소형 원전 주기기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원전 정비용 부품 특수장비 및 해체용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범성정밀의 지난 2016년 회사 매출 및 두산에너빌리티 발주 실적은 8억6500만 원으로 괜찮은 편이었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그해 매출은 2억1400만 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8년 1억5000만 원, 2019년 1억9900만 원, 2020년 3억9600만 원, 2021년 6800만 원으로 곤두박질쳤고, 직원 수도 2017년 12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그러다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원전생태계 복원에 나섰고, 그해 12월부터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수원의 선발주 등으로 일감이 대폭 늘어나면서 매출은 12억45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중 직원 2명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17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일감이 대폭 감소하면서 주거래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도 마찬가지였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런 가운데서도 원전사업 유지를 위해 인력 감축은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또 "어려운 시기에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가동 원전 예비품, 대체품목 등을 발주해주어 장비 가동률은 과거 호황시절 대비 70%선을 유지할 수 있었고, 회사는 직원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운전자금 확보를 위한 대출 등으로 어렵게 버텨왔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원전사업 재개 및 원전생태계 복원, 해외 원전 건설사업 진출 등 적극적인 원전사업 추진과 더불어 두산에너빌리티·한수원의 동반성장자금 지원, 정부 및 금융기관의 원전기업 대출 확대 및 이자 지원,  작년부터 발주된 가동원전 예비품 발주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확정 등으로 희망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협력사들 일감 조기발주 실적은 예년 대비 175% 수준으로 대폭 증가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년 전 서울 소재 메이저급 신문사와 인터뷰 당시 '신고리 원전 5·6호기가 끝나면 일감이 없어 공장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두산에너빌리티 구매팀에서 동반성장자금 2억 원을 지원하면서 한번 버텨보자고 격려해주어 어렵게 공장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죽을 맛이었지만 작년 12월부터 선발주 일감이 크게 늘어나 공장에서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이어지면서 직원들 표정도 훨씬 밝아졌다"면서 "지금 같으면 쪼께 살만하다. 한숨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전 건설은 장기간 사업으로 일감이 단계별로 발주된다. 저희 회사의 경우 초기공정 담당이어서 작년 말부터 일감이 늘어났지만 중간 공정이나 마무리 공정 업체들 사정은 다를 것으로 본다"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확정됐으니 우리는 올해부터, 다른 업체들은 내년부터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어딘가"라며 활짝 웃었다.

김 대표는 "오늘 원전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정부와 금융기관,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등 모든 관련 기관에서 원전생태계 복원과 원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한 방향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과거 몇 년간 정부에 대해 야속하게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그런 기억이 오늘 눈 녹듯이 사라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 회사도 국내 및 해외 원전사업 수행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며 "한걸음 더 나아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과 제2·제3의 'UAE 바라카 원전'으로 원전 수출도 이뤄져서, 원전 중소기업들이 공장을 풀가동하고, 직원들은 웃으면서 야근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시절이 하루빨리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대표는 원전생태계 완전 복원 시기를 2025년께로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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