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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가 남긴 것 ②]차이나 폼팩터 대공습…프리미엄폰 격돌

등록 2023.03.04 09:00:00수정 2023.03.06 09: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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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메이트'·아너 '매직 Vs'·오포 '파인드 N2' 등 中 폴더블폰 범람

삼성전자의 여유…"시장 커지면 폴드·플립 경험 차별화될 것"

[바르셀로나=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중국 오포(OPPO) 전시관에서 이곳 직원이 오포 파인드2 플립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2023.03.02.

[바르셀로나=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중국 오포(OPPO) 전시관에서 이곳 직원이 오포 파인드2 플립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2023.03.02.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심지혜 기자 = 유럽 시장을 겨냥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이들은 미국의 견제를 피해 유럽에서 열리는 글로벌 전시회에 참여,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심산이다. 이들은 이번 행사기간 중 과거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워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폴더블폰 정면 승부…달라진 中

대표적으로 미국의 맹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화웨이는 이번 전시 참여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차렸다. 위치가 주요 업체들이 참여하는 홀3은 아니었지만 삼성전자의 5배 규모로 참여했다.

화웨이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닿은 제품은 폴더블폰이다. 스마트폰 기업 대부분이 화면을 안으로 접는 폴더블폰을 내놓는 가운데 화웨이는 화면을 바깥으로 접는 방식(Out Fold)의 폴더블폰 ‘메이트X2’를 전시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라인업 ‘메이트50’ 시리즈도 무대에 올렸다. 이 중에는 포르쉐와 협력해 디자인한 ‘메이트50 RS’도 있었다. 스마트폰 뒷면이 슈퍼카 라인처럼 생겼다.

샤오미는 개막 전날 중국에서만 론칭했던 샤오미13 시리즈를 글로벌 시장에 공식 출시하는 행사를 열었다. 샤오미13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3과 같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하고 독일의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협업해 카메라 성능을 강화했다. MWC 전시장 근처 지하철 광고판은 샤오미13 소개로 모두 점령했다.

중저가 라인업을 주력으로 하던 아너와 오포는 이번에 프리미엄을 폴더블폰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너는 심지어 삼성전자 부스의 바로 건너편에 자리를 잡았다. 아너는 갤럭시Z폴드와 비슷한 크기의 매직Vs을, 오포는 Z폴드보다 작은 파인드N2을 전시했다. 이와 함께 오포는 Z플립과 같은 파인드N2플립도 선보였다.

[바르셀로나=AP/뉴시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샤오미 전시관에 '샤오미13 프로' 스마트폰이 전시돼 있다. 2023.02.27.

[바르셀로나=AP/뉴시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샤오미 전시관에 '샤오미13 프로' 스마트폰이 전시돼 있다. 2023.02.27.

저가 브랜드에 주력했던 이들이지만 제품 내구성은 제법 괜찮아보였다. 삼성전자가 초기에 겪었던 실수들을 답습하지 않고 단번에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폴더블폰의 핵심인 힌지와 디스플레이를 수만명의 관람객이 만져봐도 괜찮을 정도다.

중국의 폴더블폰 기술력은 삼성전자도 긴장하게 만들 정도였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사장)은 오포 부스에 방문해 20여분간 제품을 둘러 봤다. 이후에는 오포 관계자들과 미팅도 가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제조 실력이 높아진 것 같다는 질문에 “경쟁이 심해져야 실력이 올라가고, 우리 명성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바르셀로나=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중 한 방문객이 중국 유니트리의 사족보행 개 로봇 GO1을 만져보고 있다. 2023.03.02.

[바르셀로나=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중 한 방문객이 중국 유니트리의 사족보행 개 로봇 GO1을 만져보고 있다. 2023.03.02.

두 번 접는 폴더블, 화면 말리는 롤러블…로봇개 등장

중국 기업 레노버는 한 발 더 나아가 롤러블 제품을 선보였다. 앞서 LG전자가 세로 화면이 늘었다 줄어드는 방식을 공개했는데 레노버는 가로 화면 아래에서 디스플레이가 위로 올라가면서 화면을 크게 늘려준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의 두께가 크게 두껍지도 않았다. 다만 화면을 키울 때에는 디스플레이만 위로 솟기 때문에 자칫 충격을 받으면 쉽게 망가질 수 있어 보였다. 롤러블 방식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PC에도 적용했다.

샤오미는 로봇개도 선보였다. 주요 전시는 스마트폰이었지만 전시장 한편에 로봇 개를 배치하고 재롱을 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로봇개는 앞 다리를 들고 두 발로 서는 등 실제 개가 행동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사람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하기도 했다.

속으로 웃는 삼성 왜?

[바르셀로나=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삼성전자 전시관에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S' 시제품이 공개되고 있다. 2023.03.03.

[바르셀로나=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삼성전자 전시관에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S' 시제품이 공개되고 있다. 2023.03.03.

삼성전자는 중국 기업들의 폼팩터 시장 공세를 반기는 모양새다. 자신들이 개척한 신시장에 후속 주자들이 따라오면서 "우리 방향이 옳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 경쟁자인 애플까지도 폴더블폰 개발을 시사하면서 삼성전자의 자신감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MWC에서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 간담회에서 "2019년에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중국 경쟁사들이 폴더블폰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시장이 커지고 그럴수록 삼성전자의 폴드, 플립이 제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경험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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