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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한국학 교수들 "한국사람들, 인간 성품 아닌 직책만 따져"

등록 2017.07.01 0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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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뉴시스】박대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국학 교수 등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 <a href="mailto:photo@newsis.com">photo@newsis.com</a>

【상트페테르부르크=뉴시스】박대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국학 교수 등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상트페테르부르크=뉴시스】박대로 기자 = 러시아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한국인들과 한국 학계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반성을 촉구했다.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일행을 만나 "러시아는 개인의 성품과 가치를 중요시하는데 한국사회에서는 위아래 관계가 중요하다"며 "과장이냐 교수냐 강사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에서는 부교수든 정교수든 사람의 가치가 우선인데 한국에서 높은 사람이 여기 오면 대우를 못 받다보니 불만을 갖는다"고 꼬집었다.

 쿠르바노프 교수는 이어 "우리가 참 무례하게 한 게 많은 모양"이라며 "대화함에 있어서 상호 다른 문화적 인식과 가치, 방식에 있어서 대화하고 조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사람들은) 우리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알아서 상트페테르부르크 행사의 시간과 내용을 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러시아 사람들은 겨울에는 문화생활을 즐기고 여름에는 도시에 학생이 없고 책 판매까지 중지되는데 한국인들은 굳이 여름에 행사를 연다. 반면 일본은 성수기인 10~11월이나 3~4월에 행사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학 확산을 위한 우리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란초바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조교수는 "나는 대학 국제관계학부에서 한국과 관련한 책을 쓰면서 강의 자료를 직접 마련해서 한국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서 강의를 하고 있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 문화 강의가 적다. 한국 문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서 한국인 자녀 교육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나스타샤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강사는 "한국에서 러시아로 일하러 오는 전문가들이 많은데 그들의 자녀들이 러시아어를 쓰는 사회 속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 아이들이 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은 국가시험을 봐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사회 진출을 할 수 있다"며 "이는 100명이 아닌 1000명 이상의 한국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시장은 "그간 (한국인들이 러시아와 교류하면서) 무리하거나 억지로 한 게 많다"며 "러시아 내 한국학 연구가 120년 전에 시작됐는데 아직 상호교류 방식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보니 정말 (우리가) 제대로 못한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잘 알고 있고 나는 한때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이사이기도 했다"며 "한러 교류에서 소통 문제나 디테일하게 챙길 부분이 많은 것 같으니 그런 것을 잘 정리해 고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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