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제

32

[코로나 이후 신세계] 은행도 벼랑끝..생존전략 시험대에

1분기 양호 전망, 관건은 2분기부터
연체율 경고등, 수익성 지표 내림세
수익다 변화와 함께 리스크관리 주력

등록 2020.04.22 06:00:0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코로나 이후 신세계] 은행도 벼랑끝..생존전략 시험대에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드는 분위기지만 코로나19 여파를 수습하기 위한 은행권의 생존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은행들을 비롯해 금융회사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이들 회사의 고민이 여기저기서 묻어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 위기상황 점검회의는 이달 초 생태경제학자 우석훈 교수를 불러 코로나19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포스트(post) 코로나에 대한 대비와 함께 새로운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의에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이후 사회가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니 통찰력을 갖고 변화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초청했다"며 "이전에도 빅데이터 등 전문가들을 불러 부정기적으로 강의를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권을 중심으로 금융회사들은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위기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공적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연체율 경고등이 켜지고 순이자마진(NIM)은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수치로 확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만간 발표될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기 이전이라 비교적 양호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체가 생기더라도 4월부터 반영될텐데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 실시로 급격한 자산건전성 부실화 가능성은 낮아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괜찮아보일지 몰라도 부실자산을 정상적으로 취급하다가 향후 회계처리에 반영할 때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금리 인하 영향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될 여지가 크고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부동산 거래 실적과 3월 기업들의 자금시장 경색으로 은행 대출 성장률이 1분기 중 견조한 수준을 나타냈다"며 "정부의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여러 정책으로 인해 신규 부실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2분기부터 기준금리 인하와 기업자금 대출에 따른 NIM 하락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난 2013년 이후부터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따른 NIM 하락 우려로 이미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속된 상황이다.

자산건전성 지표의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고정이하(NPL) 여신비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은행들의 대응 여력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은행 NPL은 0.77%로 2006~2007년 경기 호황기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은 수익다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실적 발표와 올해초 경영계획 발표 당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강화와 해외사업 영역 확장을 강조했다. KB금융의 푸르덴셜 인수나 국민은행 미얀마 현지 진출 등이 그 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리스크관리도 강조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 경영환경과는 다르니까 당기순이익 목표를 하향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연체율에 (코로나19 영향이) 반영 안 됐지만 앞으로 부도기업 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언택트(비대면) 활성화에 따른 비용 부담도 불가피하다. 단순 조회 서비스를 넘어 온라인 거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또 영업점포 축소도 지금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그룹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인사이드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실무직원들이 임원들에게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알리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지난 1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h수협은행의 세전 당기순이익(잠정)은 606억원이다. 전년 동기 795억원 대비 189억원 감소한 수치다. 2분기 과제로 여신건전성 심사 강화 등 전반적인 리스크관리 강화, 각종 비용 효율적 집행, 디지털뱅킹을 통한 고객기반 확대 추진 등을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