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AG]'최초 金' 최다빈 "세계선수권, 후회 없이 하겠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6.24점을 획득, 지난 23일 쇼트프로그램(61.30점)과 합해 총 187.54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한국 피겨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최다빈이 최초다.
역대 한국 피겨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것은 두 차례 있었는데 모두 동메달이었다.
동계아시안게임 남녀 싱글을 통틀어 메달을 딴 것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곽민정(은퇴)이 유일하다. 한국 선수가 페어에서 메달을 딴 적은 없고, 아이스댄스에서는 1999년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 조가 동메달을 딴 적이 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최다빈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8.40점, 예술점수(PCS) 57.84점을 받아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최다빈은 "어제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해 놀랐다. 하지만 2, 3위 선수들과 점수차가 얼마나지 않아 충분히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후회없는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몇 위를 하든 아쉬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항상 연습한 만큼 나오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은 다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시즌 초반에 실수를 많이 해 아쉬웠는데 후반에 와서 좋은 성적을 내 감사하다"고 밝혔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오른 홍고 리카(일본)과 3위 자오쯔취안(중국)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해 입상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는 "앞선 선수 경기는 보지 않으려 했다. 계속 내 프로그램만 생각하면서 점프를 뛸 자리와 동선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 중 이번 대회에 나온 선수도 있지만,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하며 안 나온 선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딴 메달 가운데 가장 의미가 큰 메달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다빈의 금메달은 야구에서 대타가 나와 만루홈런을 친 것과 같다.
애초 동계아시안게임에는 최다빈의 동갑내기 라이벌 김나현(17·과천고)과 박소연(20·단국대)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소연이 발목 부상 여파로 출전을 포기해 최다빈이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됐다.
이 때문에 조 추첨을 마치고도 최다빈은 "정신이 없다"고 걱정했지만, 금메달을 따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그러면서도 "한켠으로는 선수들이 자꾸 부상을 당하는 것이 안타깝다. 나도 부상 관리를 철저히 해야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최다빈은 오는 3월 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다시 한 번 대타로 나선다.
지난 1월 초 종합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가져간 것은 김나현이었다.
당시 1, 2위를 차지한 임은수(14·한강중), 김예림(14·도장중)은 나이제한 탓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없어 김나현에게 출전권이 돌아갔다.
하지만 계속해서 발목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김나현(17·과천고)은 결국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포기했고, 이것이 최다빈에게 돌아가게 됐다.
평창올림픽 남녀 싱글 출전권은 총 30장이다. 이 중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싱글에 걸린 출전권은 총 24장이다. 1, 2위 선수 국가에 각 3장씩, 3~10위 선수 국가에 각 2장씩 주어진다.
최다빈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어 부담감이 있지만, 오늘처럼 후회없이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고 싶다"며 "일단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고 올림픽 출전권 한 장을 따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왼발목 상태가 약간 좋지 않지만,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구이자 라이벌인 김나현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포기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친구로서 (최)다빈이를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최다빈은 "금메달을 딴 직후에도 (김)나현이가 축하해줬다. 나현이가 응원해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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