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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서 경찰 배제...정부기관서 전담

등록 2017.10.12 1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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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서 경찰 배제...정부기관서 전담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 정책인 '마약과의 전쟁'에서 경찰을 배제하고, 정부기관인 필리핀 마약단속청(PDEA)에서 전담하도록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두테르테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저항하는 마약용의자는 사살하라"고 명령하는 등 강력한 단속 의지를 나타냈다. 이때문에 '스트롱맨'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다. 하지만 경찰은 무분별하게 마약 단속을 벌였고, 그 결과 10대 청소년을 포함해 3800명 이상의 마약용의자가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하룻밤에 30여명을 사살하는 등 마약 단속이 극도로 잔인하게 변질되면서 인권단체들은 반발했다. 지난달 수도 마닐라에서는 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과 계엄령, 철권통치 등 두테르테 대통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깃발을 불에 태우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은 전날 필리핀 대법원에 두테르테 행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현지매체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변호사로 구성된 인권단체 자유법률지원그룹(FLAG)은 41페이지 분량의 청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급락한 지지율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 여론조사기관 사회기상관측소(SWS)가 지난달 15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두테르테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8%로 지난 6월 66%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했다. 신뢰도 역시 15%포인트 하락한 60%를 기록했다. 이는 대통령 취임 후 최저 수준이다.

현지매체 GMA뉴스에 따르면 로널드 델라 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전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 "죄책감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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