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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김한, 월드스타로 자라난 신동···핀란드방송교향악단 부수석

등록 2018.08.06 11: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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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11년 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다만 자신에 대한 믿음이 좀 더 생겼죠."

클라리네티스트 김한(22)이 유럽 정상급 오케스트라인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부수석으로 9월부터 활약한다.

2007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김한은 '클라리넷 신동'으로 통했다. 아직 얼굴에는 소년티가 남아 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는 처음이라서 기대 반 걱정 반인데, 단원들하고 재미있게 잘 지내기 위해 마음을 편히 다지고 있다"며 의젓함을 드러냈다.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 아카데미에 몸 담았던 김한은 핀란드방송교향악단의 관악 연주자 중 첫 한국인 단원이다. 이 악단의 현악 연주자 중에는 한국인 비올리스트 에스라 우가 있다.

김한은 2016년 자크 랑슬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하는 등 각급 콩쿠르를 휩쓸며 한국의 클라리넷 기대주로 떠올랐다.

"관악기 독주자로서 살아남기가 수월하지는 않아요. 레퍼토리에 한계가 있죠. 그래서 접하는 음악이 매번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오케스트라는 소화해야 할 곡이 워낙에 많고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할 수 있죠. 독주자는 계속 홀로 다녀야 해서 외롭기도 해요. 동료들과 어울리면서 안정된 생활도 하고 싶었죠. 핀란드방송교향악단은 현악도 너무 좋았지만 클라리넷 파트의 소리가 너무 자유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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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김한의 음악적 모험은 이어진다. 오보에 연주자 함경(25), 플루트 연주자 조성현(28) 등 한국인 연주자, 그리고 리카르도 실바(호른), 리에 코야마(바순)과 함께 2015년 결성한 목관 오중주단 '바이츠 퀸텟' 활동이 대표적이다.

'목관악기계 어벤저스'로 통하는 이 팀의 주축 멤버들은 한국 클래식음악계의 취약지점인 목관악기계를 이끌 새로운 영웅들로 통한다. 약 2년 만인 14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크레디아 스타더스트 시리즈 Ⅳ-바이츠 퀸텟×임동혁 자이언트 웨이브'를 펼친다.

스타 피아니스트 임동혁(34)이 가세해 색다른 무대를 꾸민다. 피아노와 목관 오중주를 위한 풀랑크 6중주, 레오 슈미트 6중주 등 밝고 화려하면서도 색다른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지난 2년 동안 무럭무럭 자라난 멤버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김한을 비롯해 멤버들이 유럽 명문 오케스트라에 잇따라 입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팀은 차진 호흡으로 유명하다. 실내악은 멤버들의 실력뿐 아니라 교감이 중요한데, 바이츠 퀸텟은 '모난 사람이 없기'로 잘 알려져 있다. 

김한은 "모두 선한 사람들이에요. 기본적으로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도, 조정할 의사가 기본으로 깔려 있죠. 무엇보다 상대방의 일을 우선 존중해줘요"라며 웃었다. "2년 동안 팀원들에게 각자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오래 같이 해서 1년에 한번 만나도 크게 건드릴 것이 없어요. 다섯 명이 함께 연주하면 우선 마음이 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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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활동이 뜸하던 김한은 지난 6월 독주회로 기량을 새삼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느긋한 성품답게 음악적인 행보에서도 급하지 않다. 영국 이튼 칼리지에서 또래의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생처럼 공부하고 축구를 하며 지냈다. 연습할 시간은 부족했지만 "머릿속을 채우는 시간이 많았고, 덕분에 상상력도 채웠다"며 긍정했다.
 
오케스트라 단원, 핀란드에서의 새 삶 등 이제 '인생 2막을 연다' 등 거창한 의미도 부여할 수 있지만 김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던대로 하고 싶어요. 다만 이제 성인이 돼 제 미래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게 됐으니까, 더 능동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며 의지를 다질 따름이다.

앞으로 '무엇을 이뤄야겠다'식의 계획도 일부러 세우지는 않는다.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유연한 순발력이 강점인 김한답다. "여러 공부를 하면서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음악을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여러 가지를 자양분 삼아 뻗어나가고 싶어요."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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