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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듣다]내 일을 대체할 직원이 없으면 자영업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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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30 06:00:00
조남직 대표, 두차례 창업에서 실패
첫번째 사업서 혼자 '올인'하다 결국 폐업
두번째 사업, 사람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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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남직(53) 대표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인원이 최소 2명은 되야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표주연 기자 = "자기가 하는 일을 누군가 대체할 수 없으면 창업이 아니라 자영업이더라. 내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인원이 최소 2명은 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조남직(53) 대표는 독일계 기업 한국지사에서 기술영업으로 노하우를 쌓았다. 이후 2009년 사업 소재 부품/설비에 대해 수입, 수출, 기술이전까지 대행하는 첫번째 창업을 했다.

지인 5명과 시작했다. 조 대표는 영업과 자금조달, 그리고 대표이사도 맡았다. 문제는 함께 사업에 동참한 지인 5명이 기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않은 상태로 발을 걸쳤다는 점이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나는 이 사업에 올인을 했었는데 다들 걱정도 되고 하니 기존 직장을 다니면서 하더라"라며 "올인해서 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어서 꺼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사업을 시작한지 6개월 만에 결정적으로 투자를 받기로 했던 일이 무산되면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런데 청산이 더 어려웠다. 사업에 동참했던 지인들이 지분을 내놓지는 않은 채 청산과 폐업을 가로 막았다. 조 대표는 이 때에 대해 "본인이 올인해서 하기는 리스크가 있어 꺼려지면서도 회사가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 청산은 못하게 했다"며 서운함을 보였다. 조 대표는 결국 동업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폐업을 강행했고 이후 소송전을 벌였다.

두번째 창업은 2009년 8월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지인과 동창을 모았다. 전 직장동료, 대학후배, 연구원 후배 등이었다. 당시는 LED 사업에 대해 사업성이 대세였다. 관련 사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첫 해 매출은 0원이었다. 2010년에는 매출이 대박을 쳤다. 1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70억원에 달했다. 조 대표를 비롯해 5명이 함께 이룬 성과였다.

조 대표는 당시 함께 사업에 참여한 동업자들을 '배우는 사람'으로 여겼다. 대학후배, 연구원, 신문사 기자 출신이다 보니 사업을 위한 업무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봤다. 해외 영업이 필요한 사업이다 보니 어학능력이 필수였다. 원어민 강사를 초청해 공부를 시키고, 대기업에서 박사급 연구원을 불러 매일 스터디와 세미나를 열었다. 영업이익 170억원을 찍은 뒤에는 연봉도 두둑히 챙겨줬다. 조 대표는 당시에 대해 "함께 사업을 시작한 지인들을 100% 믿었다"며 "다만 인재가 필요한데, 기존 직장에서 얻은 능력은 도움이 되지만 그게 전부가 되면 안 되고 새 능력을 갖출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런데 서로의 시각 차이가 문제였다. 사업이 잘 되기 시작하자 동업자들은 절반은 자신이 했다고 생각했고, 조 대표는 자신이 모든 걸 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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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남직 대표는 LED 관련 사업으로 3번째 사업을 진행중이다.
결국 틀어 질대로 틀어진 동업자 중 한명은 매출이 나오지 않던 시기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소송을 걸었다. 또 다른 한명은 회사의 회계장부를 경쟁사에 넘기고 이직을 했다. 

조 대표는 사람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자책했다.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을 누군가 대체할 수 없으면 창업이 아니라 자영업"이라며 "내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인원은 최소 2명은 돼야 한다"고 돌아봤다.

그렇다면 능력이 좋은 사람과 인성이 좋은 사람 중 어떤 사람과 일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조 대표는 "준비된 사람들을 스카우트하려면 돈이 많이 들고, 그렇게 들어온 사람은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잦다"며 "결국 인성이 좋은 사람을 데려다가 경험해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 조 대표는 그 경험, 사람에 대한 검증은 1년 안에 끝내야한다고 조언했다. 사람에 대한 경험을 3년까지 끌게되면 반드시 실패한다는게 본인의 경험이었다.

조 대표는 2014년 새 회사를 시작했다. 역시 LED 관련 사업이다. 제조는 OEM을 맡겼고, 기존에 함께 사업했던 직원은 1명만 동참했다. 이 사업에 동참한 1명은 그가 그동안 함께 일하면서 가장 어려울 때 진가를 보인 사람이었다. 조 대표는 두번째 사업 당시 중국쪽으로부터 80억원의 투자를 받았지만 결과물을 내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중국인 투자자가 조 대표를 호출했는데 주변 지인들은 봉변을 당할 수도 있으니 가지 말라고 만류했다고 한다. 그때 조 대표를 따라나선 사람이 바로 이 직원이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조 대표는 이 사업으로 현재 직원 7명 과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올해 목표는 100억원으로 잡았다.

초보 창업자에게 조언해줄 이야기가 있으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사업의 시작과 끝은 사람, 돈, 아이템"이라며 "자기가 하려는 사업에 대해 자신 같으면 투자하겠냐고 스스로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정공법은 투자자한테 물어보는 것"이라며 "100번을 물어봤는데 1번이라도 NO가 나오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패를 듣다'=성공에 이르기까지 힘들었던 수많은 실패의 고백을 털어놓는 것이다. 그냥 실패가 아니라 값진 실패, 유의미한 실패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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